도요타, 美생산 첫 전기차 2026년으로 연기…렉서스 SUV는 폐기
3열 전기 SUV 미국 생산 계획 2025년서 늦춰…캐즘 영향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사 전기차를 생산하는 계획을 기존보다 1년 늦은 2026년으로 연기했다. 글로벌 시장을 덮친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 여파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3일 도요타 대변인은 미국 켄터키주(州)에서 3열 좌석을 갖춘 SUV 형태의 배터리 구동 전기차(BEV)를 생산하는 일정이 2026년 상반기로 늦춰졌다고 밝혔다. 해당 SUV는 도요타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첫 번째 전기차로 당초 2025년 하반기 나올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 인디애나주 프린스턴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던 도요타의 두 번째 미국산 전기차 SUV도 생산 계획이 2026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2030년까지 북미에서 생산하려던 렉서스 전기 SUV도 관련 계획을 사실상 폐기하고 전량 일본에서 수출한다.
2026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15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던 도요타는 완성차 시장 2위인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 시설을 만들기 위해 지난 2월 켄터키 공장에 13억 달러를, 4월에는 인디애나 공장에 14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요타 대변인은 이날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품질 향상을 위해 전기차 설계를 변경한 탓에 미국 생산 일정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전기차 캐즘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했다.
미국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2022년 전년 대비 58% 증가했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는 9%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도 올해 미국 내 전기차 침투율을 기존 예측치인 12%에서 지난 8월 9%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현지 업체들도 전기차 생산·개발 일정을 연기 중이다. 포드는 지난 8월 비용 절감을 위해 3열 전기차 SUV 개발을 중단했고, GM은 지난 7월 뷰익 브랜드의 첫 전기차 미국 출시 계획을 2026년 중반으로 1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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