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악' LFP배터리에 현대차그룹 도전장…내재화 속도 높인다

에코프로와 양극재 기술 개발 협력…전구체 공정 없앤 국내 공급망 구축
전기차 캐즘에 저렴한 배터리 눈돌린 車업계…원가경쟁력·품질 확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발표하고 있다. 2024.8.2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현대자동차 그룹이 중국이 장악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며 배터리 내재화 속도를 높인다. 앞서 현대차는 배터리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완성차 제조사가 배터리를 내재화하면 가격과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28일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현대제철, 에코프로비엠과 LFP 배터리 양극재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그간 현대차·기아가 전기차에 사용하던 배터리는 주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다. NCM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 및 출력 면에서 성능이 우수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반면 중국 기업들이 주로 개발해왔던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는 상대적으로 짧지만, 가격이 저렴한 데다 화재 위험이 덜하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며 보급형 전기차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도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가 LFP 배터리를 활용하고 있고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등 전통의 완성차 브랜드도 도입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역시 캐즘의 돌파구로서 LFP 배터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주요 LFP 배터리 탑재 승용차는 △테슬라 모델Y 1만1054대 △기아 뉴 레이 EV 8431대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5029대 △테슬라 모델3 3327대다.

앞서 현대차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발표하며 전기차 성능 및 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 NCM 배터리를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처럼 완성차 제조사가 배터리 기술을 내재화하는 것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트렌드다. 완성차 제조사가 배터리를 직접 만들면 원가 경쟁력에서 이점이 있다.

선두주자는 중국 1위 전기차 업체이자 배터리 기업인 비야디(BYD)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액 기준 BYD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1.9%로 3위다. 국내에서 KG모빌리티가 BYD의 LFP 배터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BYD처럼 배터리 생산에 나서기보단 전구체가 없는 '직접 합성법'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후발주자로서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구체는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소재인데, 중국 기업들이 공급망을 장악해 수입 의존도가 높다.

저온에서 우수한 충∙방전 성능과 함께 급속충전 기술 구현도 가능하도록 개발해 LFP 배터리의 약점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