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오늘 '中 전기차' 관세폭탄 투표…현대차 유럽 전략 영향은

中 전기차에 최고 36% 상계관세 결정…가결시 유럽 전기차 시장 파장
현대차그룹, 캐스퍼·EV3 '소형 전기차' 연내 출시…유럽 맞춤형 확대 '뚜벅뚜벅'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이창기 HMMC 법인장, 정의선 회장, 마틴 클리츠닉 HMMC 생산실장. (현대차그룹 제공) 2024.9.22/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관세 적용 여부 결정이 임박했다. 유럽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지만, 무역 갈등과 중국과의 협업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투표 결과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신차 투입으로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EU는 현지시간 25일 중국산 전기차에 17~36.3%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는 상계관세 확정 시행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현재 적용받는 관세는 10%다. 가결될 경우 최고 46.3%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는 정부 보조금으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는 유럽의 다른 업체보다 약 20% 저렴하게 판매된다. 업계에 따르면 EU 내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2020년 0%대였지만, 올해 6월 기준 11%까지 증가했다.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서의 중국 전기차의 성장은 유럽 완성차 업계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자국 업체가, 또 다른 큰 시장인 북미 시장은 테슬라와 현대자동차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투표가 부결될 경우 중국의 전기차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결될 경우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내 성장세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업체가 이미 관세를 피하기 위해 유럽 업체와 협업을 강화하고 유럽 현지 생산을 준비하고 있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오히려 중국 업체와 현지에서 협업하고 있는 유럽 업체 차량이 '중국산' 딱지로 피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표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결을 위한 27개 회원국 투표에서 EU 전체 인구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 이상 회원국이 찬성해야 하는데, 유럽 내에서 인구가 많은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이 관세 인상을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U가 중국이 전기차 가격의 '하한선'을 정하겠다는 제안을 재검토하기로 한 점도 변수로 꼽힌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전경. 2024.04.12.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투표 결과는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8월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은 57만 518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60만 1217대)보다 4.3% 줄었다. 시장 점유율은 8.5%에서 8.0%로 뒷걸음질 쳤다.

현대차는 정공법으로 유럽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유럽 시장에 적합한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 등 소형 전기차를 출시한다. 독일에 자리잡은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HMETC) 인프라 확충을 본격 추진해 그룹의 전동화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할 방침이다.

생산 및 판매 측면에서는 유연 생산과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EV 등 전 라인업에 걸친 유럽 맞춤형 제품 믹스로 시장환경에 대처하는 동시에 전동화 역량 중장기 제고 전략을 추진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