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체코공장 찾은 정의선…"EV 침체에도 투자 아끼지 않을 것"

'유럽 전기차 거점' 현대차 체코공장 방문…"투자 아끼지 않고 지원"
현지 직원과 추석 한끼…유럽 맞춤형 믹스·전동화 역량 제고 추진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체코를 찾은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은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체코 오스트라바시 노소비체에 있는 현대자동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유럽사업 현황을 점검한 뒤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의 체코공장 방문은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을 계기로 이뤄졌다. 정 회장은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윤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해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 등 주요 행사에 참석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은 최근 전기차 캐즘(Chasm)에 더해 독일·영국 등 주요국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는 790만69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에 그쳤다. 2022년 대비 2023년 연간 증가율(12.7%)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 것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는 더욱 뚜렷하다. 올 1~7월 유럽 전기차 산업수요는 109만3808대로, 전년 동기(108만 7118대) 대비 증가율이 0.6%에 불과했다. 2023년 전체 전기차 산업수요 증가율(28.2%)과 비교하면 47분의 1에 그쳤다.

정 회장이 체코공장을 찾은 것도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정 회장은 주요 현지 사업 현안을 보고받고 성장 해법을 모색했다.

정 회장은 추석 연휴를 맞아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기도 했다. 그는 "체코공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이라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의 지속적인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마틴 클리츠닉 HMMC 생산실장, 정의선 회장, 이창기 HMMC 법인장(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는 동시에 '전동화 퍼스트 무버'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생산 및 판매 측면에서는 유연 생산과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EV 등 전 라인업에 걸친 유럽 맞춤형 제품 믹스로 시장환경에 대처하는 동시에 전동화 역량 중장기 제고 전략을 추진한다.

체코공장에서 생산 중인 2세대 코나 일렉트릭과 한국에서 수출하는 현대차 EV 대표 모델 아이오닉 5를 비롯해 유럽에 올해 하반기 론칭하는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주축으로 전기차 리더십 회복에도 나선다.

기아는 유럽에서 EV6 상품성 개선 모델과 EV9 새 트림을 추가하고 올해 하반기 EV3를 해외 최초로 선보인다. 아울러 주력 차종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의 스페셜 에디션을 운영한다.

유럽 시장의 전동화 속도 조절엔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 EV를 유럽 산업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 투입한다.

기아는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또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앞세워 유럽 경상용차(LCV) 시장에도 진출한다.

아울러 유럽기술연구소(HMETC)의 인프라 확충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그룹의 전동화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할 방침이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