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남다른 '중국 사랑'…경쟁사들 탈출에도 "추가 투자"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 상하이 '마이바흐 아틀리에' 찾아…올해만 네번째 中 방문
글로벌 판매량 3분의 1인 연간 70만대 中서 팔려…2.6조원 추가 투자 발표도

올라 칼레니우스 그룹 이사회 의장. 2023.8.2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선 인천 지하주차장 화재로 분위기가 무겁지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최근 중국 상하이의 '마이바흐 아틀리에'를 찾았다. 그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상하이는 마이바흐 고객이 가장 많은 곳"이라며 중국 시장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표했다.

올라 회장이 올해 중국을 방문한 것은 벌써 네 번째다. 벤츠의 연간 글로벌 판매량 200만 대 중 약 70만 대가 중국에서 판매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벤츠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과 51대 49 비율로 합작회사 BBAC(베이징벤츠오토모티브)를 설립해 현지 생산 기지를 운영 중이며 이곳에서 만들어진 차량은 500만 대를 넘어섰다. 2022년에는 상하이에 R&D 센터를 설립해 커넥티비티·자율주행·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연구를 진행하는 등 중국 시장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벤츠는 지난 5일 중국 전기차 시장에 140억 위안(약 2조 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벤츠는 내년부터 중국에서 순수 전기 롱 휠베이스 CLA 모델·롱 휠베이스 GLE SUV·럭셔리 순수 전기 MPV(다목적 차량)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같은 벤츠의 전략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일찌감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의 대규모 투자로 분석된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중국 사업의 방향성을 바꾸거나 사업을 축소 및 철수하려는 움직임과 대조된다.

현대자동차도 중국 판매량이 감소함에 따라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5대 5로 합작 설립한 베이징현대를 수출 전진 기지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차의 현지 판매량이 2016년 연간 100만 대를 돌파했으나 지난해 약 25만 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중국 판매량도 3년 전보다 25% 감소해 134만 대를 기록했다. GM도 중국에서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을 축소하고 있다. GM의 메리 배라 CEO는 "중국에서 돈을 버는 기업은 극소수"라며 중국 시장 축소를 시사하기도 했다.

벤츠의 주요 주주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도 현지 시장에 집중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벤츠 그룹의 1대 주주는 지분 9.98%를 보유한 중국 베이징자동차이며 2대 주주는 지리자동차의 리수푸 회장이 소유한 투자회사 TPIL로 지분 9.69%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벤츠 글로벌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으로 글로벌 매출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현지 업체 공세에도 여전히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시장 대응을 위해 추가 투자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