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현대차 조지아 전기차공장 10월 가동인데…'환경허가' 돌발변수

美 육군공병대, 지하수 문제삼아 뒤늦게 '재평가'…조지아주 "완공 지연 가능성 낮아"
'IRA 대응' HMGMA, 연산 30만대 전략기지…"당국과 긴밀히 협력"

지난 2022년 10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부터)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건네준 잔을 들며 기공식 기념 건배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2.10.26./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미국 연방정부 기관이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대한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해 오는 10월부터 신공장 가동을 계획했던 현대차에 돌발변수가 생겼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육군공병대(USACE)는 지난 23일 서한을 통해 공장 건설을 허가한 주·지방 경제개발 기관이 현대차그룹이 지역 주요 식수원인 지하수에서 하루 최대 660만 갤런(2500만 L)을 사용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환경 허가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앞서 2022년 현대차그룹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육군공병대는 식수원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건설을 승인했는데, 뒤늦게 재검토에 나선 것이다.

AP는 "환경보호단체가 규제기관에 공장의 물 공급이 지역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고 이의를 제기한 뒤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이 76억 달러(약 10조 원)를 들여 짓고 있는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의 환경적 영향을 적절히 평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소송을 낼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환경영향 평가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장을 가동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측 도널드 DJ 스택 변호사는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모든 활동은 중요한 단계(환경 평가)가 제대로 완료될 때까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2024.4.22/뉴스1

이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공장 가동을 앞당겨 10월 조기 가동하려던 현대차그룹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HMGMA는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핵심 프로젝트다. 미국에서 인기인 현대차 아이오닉5를 비롯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 6개 차종 전기차 연간 30만대 생산하게 된다. 향후 50만대까지 증설 가능하며, 점차 모든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HMGMA가 가동되면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IRA로 인해 받지 못했던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미국 판매 전기차 대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올해 1~7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첫 두자릿수 점유율(10.0%)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는데, HMGMA가 완공되면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도 함께 생산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환경영향 재평가가 심각한 가동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조지아주는 투자 유치에 매우 적극적이다. 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반도체 소재 등 국내 기업들이 최근 10년간 조지아주에 투자한 금액은 230억 달러(약 30조 6000억 원)에 달한다. 주정부 차원에서 투자 인센티브를 늘리고 규제 개선에도 우호적이다.

조지아주 환경보호부 사라 립스 대변인은 "연방정부의 추가 감시가 현대차 공장에 대한 조지아 규제기관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공장 완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육군공병단 측도 이번 재평가 방침에 따라 현대차에 건설 중단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연방정부의 제동으로 대표적인 경합주인 조지아주에 80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할 HMGMA 가동이 지연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현대차는 재평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HMGMA는 "지역사회의 물 자원에 부정적 영향이 없도록 당국과 끊임없이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며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기준과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그룹 제공) 2024.8.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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