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올해 전기차 화재 '배터리 4건'…냉각수 방치 등 '부주의 8건'

1~7월 전기차 화재 32건 중 전장·배터리 연관 12건…2021년 이후 배터리는 처음
비주행 화재 13건·주행 중 19건…부주의 등 운전자 연관 화재가 14건으로 절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전기차 무상 점검이 시작된 14일 서울의 한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직원이 입고된 전기차를 점검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최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차량의 배터리 제조업체를 공개하고 이날부터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벤츠 전기차에 대한 무상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벤츠코리아가 판매한 모든 전기차다.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 외에 CATL 등 다른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도 무상점검을 받을 수 있다. 2024.8.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올해 7월 말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 32건 중 3분의 1은 차량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화재로 나타났다. 그중 4건은 배터리에서 발생했다. 냉각수 방치 등 차량 관리 부주의로 인한 전기차 화재는 그보다 많은 8건이나 됐다.

21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전기차 화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32건이다. 이는 소방청이 운영하는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등록된 화재를 기반으로 한다.

발화요인 별로 보면 △전기적 요인 8건 △화학적 요인 4건 △제품결함 0건 등 제품(차량)과 관련해 일어난 화재가 12건으로 전체의 37.5%다.

전기적 요인은 전기차 충전 과정을 포함해 내부 전장(자동차 전자·전기장치), 화학적 요인은 배터리로 인한 화재를 의미한다는 것이 소방청 관계자 설명이다.

그간 전기차 화재라고 하면 교통사고처럼 물리적인 충격에 의한 상황을 떠올렸지만, 지난 1일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차량 자체가 발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EQE는 중국의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했다. 파라시스는 세계 10위권의 중국 배터리 회사인데, 지난 2021년 화재 발생 가능성으로 중국에서 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 3만 대가 리콜되기도 했다.

화학적 요인(배터리)으로 인한 화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건(모두 2021년)이 전부인데,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 원인이 배터리로 규명된다면, 올해만 5건이 된다. 물론 이는 최근 몇년간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자연스러운 증가로 볼 수도 있다.

장소별로 보면 △지상 주차장 8건 △지하 주차장 3건 △공지 2건 등 13건은 이번 벤츠 화재처럼 주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주행 중 화재는 △일반도로 15건 △고속도로 2건 △기타 도로 1건 △터널 1건 등 19건이다.

다만 모든 전기차 화재가 전기차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운전자와 연관이 있는 발화요인이 △부주의 8건 △교통사고 6건 등 14건으로 절반에 가까운 43.75%다. 부주의는 냉각수를 적시에 교체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경우 등 운전자의 미숙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다.

이밖에 △미상 3건 △기계적 요인 2건 △기타 1건이다. 미상은 2개 이상의 요인이 겹쳐 요인을 하나로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이며, 기계적 요인은 차량과 외부의 마찰열로 발생한 화재 등을 포함한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