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도 이제 큰 차가 좋대"…억대 日 럭셔리밴, 이래서 몰려왔다
렉서스 LM500h 출시…쇼퍼 드리븐 특화된 정숙성·고급스러움·프라이버시 강점
작년 9월 출시한 도요타 알파드도 순항 중…카니발 하이리무진과 '의전차' 경쟁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렉서스가 럭셔리 의전 차량 콘셉트의 'LM 500h'로 국내 MPV(다목적차량)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아 카니발이 장악 중인 시장이긴 하지만 '사장님 차'로 좁히면 틈새가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의전차 시장이 럭셔리 세단에서 실내공간이 더 여유로운 미니밴이나 MPV 쪽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라는 점도 감안한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전날(24일) '디 올 뉴 LM 500h' 출시 행사를 가졌다. 도요타의 럭셔리 MPV인 '알파드'를 기반으로 개발된 LM 500h는 '럭셔리 무버'(Luxury Mover)에서 따온 이름으로, 일본 현지에서는 정·재계 고위 인사나 연예인들이 애용하는 의전차로 알려져 있다.
LM 500h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자동차)에 특화된 승차감과 정숙성 및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다. 이를 위해 주인공이 탑승하는 2열에 특별한 공을 들였다. 여유로운 공간, 1·2열의 완전한 분리를 위한 상하 개폐형 파티션 등을 갖췄다. 파티션에는 48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렉서스코리아는 최근 의전용 차량에 대한 수요가 보다 덩치가 큰 차량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이병진 렉서스코리아 부사장은 "그간 한국 시장에서 의전차로 프리미엄 세단을 많이 이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패밀리밴과 상용밴을 고급화해 법인 및 비즈니스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LM 500h는 SUV보다 넓은 공간감과 렉서스 DNA 정숙성이 합쳐져 프리미엄 세단이 제공하는 쾌적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렉서스에 앞서 한 식구인 도요타의 알파드가 지난해 9월 국내 출시 이후 현재까지 866대 판매되면서 프리미엄 MPV 수요를 확인했다는 점도 힘이 되고 있다. LM 500h와 알파드의 좌우 쌍포로 국내 프리미엄 MPV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MPV 시장은 카니발의 적수를 찾을 수 없는 곳이긴 하지만 프리미엄급으로 한정하면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LM 500h와 알파드의 경쟁모델은 카니발 최상위 트림인 하이리무진 모델이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6490만~9200만 원으로, LM 500h(1억 4800만~1억 9600만 원)나 알파드(9920만 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프리미엄 의전차의 성격상 수입차의 비싼 가격은 그다지 장벽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대중적인 카니발의 높은 인기가 카니발 하이리무진의 차별성을 잠식하는 측면이 있어, 고가의 수입 의전차에 운신의 폭을 넓혀줄 수도 있다.
의전차의 주요 고객인 법인을 타깃으로 한다면 프리미엄 MPV가 럭셔리 세단의 점유율을 파고들어 시장 자체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파드의 경우 법인차 판매 비율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반응은 고무적이다. 지난달 초 시작된 LM 500h 사전예약 건수는 500여 명에 달하며, 그중 절반이 법인 고객이다. 1억 9600만 원의 4인승 로열 그레이드와 1억 4800만 원 6인승 이그제큐티브 사전예약 비율은 6대 4다.
강대환 렉서스코리아 부사장은 "렉서스는 판매량보다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를 우선으로 한다"면서 "월간 70~80대 판매가 예상되지만,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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