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시장 열려야 캐즘 돌파"…수입차도 뛰어든 3천만원대 전기차

EV3·캐스퍼·코란도EV 등 국내 브랜드 이어 푸조 '대규모 할인'
연내 국내 상륙 앞둔 中 BYD 저가 전기차 대비 차원도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더 기아 EV3 테크 데이'에서 발표를 진행한 EV3 개발 담당 연구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기아 제공) 2024.7.17/뉴스1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3000만 원대 전기차' 경쟁이 뜨겁다. 기아 EV3·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보급형 국산 전기차는 물론이고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가세하며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과 수입산 브랜드를 막론하고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을 돌파할 3000만 원대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내놓은 기대작은 소형 전기 SUV 'EV3'다. 기아가 지난 5월 공개한 EV3 롱레인지는 501㎞라는 높은 주행거리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목을 끌었다. EV3 스탠다드 모델의 가격은 세제혜택 기준 3995만 원, 롱레인지 모델은 4415만 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보조금을 더하면 실 구매가는 3000만 원대 초·중반에 구매할 수 있다.

2000만 원대 전기차도 등장했다. 최근 계약을 시작한 현대차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은 세제혜택 후 2990만 원부터 시작하며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 적용 시 2000만 원대 초·중반 가격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모델인 '레이 EV'가 저렴한 LFP(리튬·철·인산) 배터리를 탑재한 것과 달리 캐스퍼 일렉트릭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주행거리(인스퍼레이션 315㎞)까지 레이 EV(205㎞) 대비 100㎞ 이상 길다.

KG모빌리티도 지난달 준중형 전기 SUV '코란도 EV'를 선보였다. 기본트림 E3는 4028만 원, E5는 4544만 원으로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대 중반부터 구매할 수 있다. 경남 합천군 등 일부 지역에서는 2000만 원 후반대에도 구매가 가능하다.

푸조 e-208 및 e-2008 SUV. (푸조 제공).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푸조의 소형 전기 해치백 'e-208'과 소형 전기 SUV 'e-2008'의 가격을 각각 1310만 원, 1400만 원씩 인하했다. 이로써 두 차종의 가격은 3890만~4190만 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보조금 적용 시 최종 구매가는 3000만 원 중반으로 현재로선 국내 판매 수입 전기차 중 유일한 3000만 원대 차종이다.

완성차 업계가 3000만 원대 전기차에 힘주는 이유는 부진한 수요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실용적이고 가격에 민감한 '얼리 머저리티'(조기에 신제품을 수용하는 소비자) 고객을 잡으려면 합리적인 가격 정책이 중요하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습을 대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전기차 점유율 1위에 올라선 BYD는 하반기 국내 시장에서 첫 번째 승용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3000만 원대 전기차의 등장으로 전기차 대중화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하반기 중국 전기 승용차가 국내에 상륙할 경우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가열시키는 '메기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