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무시 못해 vs 유럽차 아류"…中전기차 미래는[오토차이나]
"디자인·가성비 뛰어나" 오토차이나 현장서 호평받은 中전기차
"브랜드 충성도 밀려…글로벌 공략 쉽지 않을 것" 회의적인 시각도
- 배지윤 기자
(베이징=뉴스1) 배지윤 기자 = "샤오미는 최근 마케팅과 가격을 앞세워 성과를 냈고 BYD는 기술과 가격을 앞세워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 '202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만난 유지문(刘志文)씨는 중국 전기차의 '가성비'에 놀라워했다. 그는 "(중국차의 가격 경쟁력 때문에) 중국에 합작사로 진출한 완성차 브랜드들의 매출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4년 만에 열린 오토차이나는 개막 첫날 전 세계 취재진·인플루언서 등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약 23만㎡(약 7만 평) 규모의 전시장 대부분은 중국 브랜드로 가득했다. 한국 소비자에게 비교적 익숙한 BYD·샤오미·베이징자동차부터 오토리·홍치 등 비교적 생소한 업체들까지 부스를 꾸렸다.
중국차를 두고 현지에선 유럽차 못지않은 빼어난 디자인에 가성비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호평이 많았다. 실제 샤오미·BYD 등 일부 중국차 전시장은 관람객들이 붐벼 수십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B 씨도 "중국 외 기업들은 현지 대중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가격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입차 브랜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독일차 브랜드 판매대수도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 브랜드 등장으로 (고가 수입차들이) 젊은 세대에 어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가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더라도 브랜드 충성도가 중요한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만난 완성차 브랜드 소속 C 씨는 "중국 전기차의 경우 유럽 자동차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서 내놓은 듯한 제품이 많다"며 "유럽차의 아류라는 오명을 벗어나 글로벌로 발돋움하려면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 있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완성차 브랜드 관계자도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다양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생겨났다. 오토차이나에 참가한 전기차 브랜드만 수십 개"라며 "BYD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도 있지만 내수에 의존하는 생소한 브랜드도 적잖다.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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