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 간판타자 '토레스'에 무슨 일이…"티볼리 전철 막아야"

6월 판매량 2744대, 절반 이하로 뚝…경쟁 차 출시·부족한 편의기능·고금리 여파
부진해도 여전히 브랜드 1위 모델…"판촉·이벤트로 고객들 대리점 찾게 할 것"

KG모빌리티 토레스 차량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2022.7.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출시 1년이 가까워지면서 신차 효과가 떨어진 것일까. KG모빌리티(003620)의 효자 모델 토레스의 판매량이 2분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경쟁 모델의 출현, 부족한 편의기능 등이 지적받지만, KG모빌리티 측에서는 경기 침체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KG모빌리티의 판매 구조가 토레스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어 과거 티볼리 사례를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월 토레스의 국내 판매량은 2744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 순위 19위다. 판매량만 보면 지난해 7월 판매를 시작한 첫달(2752대)와 비슷한데, 당시 7월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판매량이 크게 내려왔다.

판매량 감소는 2분기부터 본격화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월간 판매량은 5000~7000대선을 오갔는데, 4월 3897대로 내려오더니 5월(2667대)부터 2000대선으로 주저앉았다.

업계에서는 중견 3사 경쟁사인 GM한국사업장(한국GM)의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영향이 일부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초 출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가성비 차량으로 인기 몰이 중이다.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급의 크로스오버 차량이라 중형 SUV인 토레스와 차급의 차이는 있지만, 가성비라는 공통점으로 소비 층이 일부 분산됐다는 평가다.

부족한 편의기능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토레스는 12.3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의 인포테인먼트를 갖췄지만,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등 폰 프로젝션 기능은 빠져 있다. 티맵 등의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려면 큰 디스플레이 대신 휴대폰 화면을 써야 한다. 가성비가 중요하긴 하지만 편의기능 수요가 높은 한국 시장에서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지난겨울 헤드램프에 눈이 쌓이는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악재다.

다만 KG모빌리티 측에서는 최근의 토레스 판매 부진은 경기 침체 탓이 가장 크다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경기 침체에도 여전히 쌓아놓은 백오더 물량이 많고,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신차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4월 들어서 고금리와 내수 침체로 자동차 회사들이 전반적으로 다운됐다"고 전했다.

지난 3월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공개된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 (KG 모빌리티 제공) 2023.3.30/뉴스1

문제는 현재 KG모빌리티가 기댈 곳이 토레스뿐이라는 점이다. 판매량이 연초에 비해 반토막이 났지만 브랜드 모델 가운데 판매 1위다. 티볼리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쌍용자동차(KG모빌리티 전신)는 인도의 마힌드라와 손을 잡고 첫번째 법정관리 탈출 후 티볼리의 높은 판매량으로 부활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티볼리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태에서 소형 SUV 경쟁 모델이 다수 등장했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다시 두번째 법정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 토레스 EVX 출시를 준비하곤 있지만, 가을까진 기다려야 한다. 이외에 KR10, 전기차 픽업트럭 등 출시 계획은 내년으로 잡혀 있다. 렉스턴과 티볼리 등의 페이스리프트로 변화구를 구사하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일단 KG모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기존 토레스 차량에 헤드램프 커버를 씌우는 일정과 동시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함께 진행해 편의기능에 대한 고객 불만을 진화할 계획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결국 당장은 판촉 프로그램을 강하게 할 수밖에 없다. 고금리에 7월부터는 개소세까지 올라가 고객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판촉 비용을 더 쓰더라도 판촉 프로그램과 이벤트 등으로 고객들을 대리점으로 찾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