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했던' 車부품업계, 3분기 실적 호전 '기대감'…"비용 부담↓"
현대모비스 3분기 영업익 추정치 전년比 24%↑…현대위아 91% ↑
원자재값·운송비 안정권, 완성차 판매량↑…3분기 실적 개선
- 권혜정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원자재값과 운송비 상승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 고전했던 현대모비스와 HL만도 등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3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고공행진하던 원자재값과 운송비 등이 안정권에 접어 들었고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판매량이 늘면서 호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49% 증가한 12조3369억원, 영업이익은 24.68% 늘어난 5705억원으로 추정된다.
HL만도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1조8119억원과 7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7%, 34.82% 증가했다. 현대위아의 3분기 매출액은 16.12% 증가한 2조555억원, 영업이익은 91.15% 늘어난 596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 국내 부품사들의 실적은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67% 증가한 12조308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8.43% 감소한 4033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HL만도의 영업이익도 457억원으로 40.42% 줄었다. 현대위아의 매출액도 0.4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부품사들의 실적은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 러시아-우크라아나 전쟁 장기화로 급등한 원자재값, 운송비 상승 등으로 악화됐다.
완성차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 증가를 할인 축소 및 차량 가격 인상으로 일부 상쇄했으나 부품사들은 완성차-부품기업간의 수직계열 및 통합구조에 따라 납품가 조정이 쉽지 않아 각종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끌어안아야 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전장화로 반도체 사용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수급 불안정과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부품 기업들이 납품차질과 원가상승의 이중고에 직면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상황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원자재 및 운송비가 2분기 정점을 찍고 최근 안정화되며 비용 부담이 줄어든 결과, 실적이 호전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톤당 1만84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구리 선물 가격(런던금속거래소)은 지난 달 초 톤당 7758달러로 하락했다.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 3월 톤당 4073.50달러를 기록했던 알루미늄 가격도 이달 중순 기준 톤당 2309달러로 고점 대비 40% 이상 내렸다.
운송비도 안정권에 접어 들었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4일 기준 1814를 기록하며 1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들어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3분기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102만2494대, 75만1788대를 판매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3.7%, 9.8% 늘어난 수치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류비 하락과 여전히 낮은 신차 재고 수준은 국내 부품사들에 있어 기대 요인이며 3분기 부터 이익 회복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우려가 있으나 3분기 말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재고는 약 1개월 수준으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1개월 이상 낮기 때문에 과잉 생산 우려도 없다"고 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장기간 공급 충격에 따른 대기 수요 수준이 높고 공급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병목현상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 우려는 적다"며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에 대한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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