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국내 하이브리세단의 새로운 지평 'K7 700h'

급가속, 급제동에도 연비 14.3km/l…가속능력 '우수'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기아차, K7 하이브리드 700h(기아자동차 제공)© News1 류종은 기자

</figure>올해 국내 완성차 시장을 이끌어가는 흐름 중 하나는 '친환경'이다. 정부 주도하에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내년부터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등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클린디젤'을 앞세운 독일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일본차가 격전을 벌이고 있다.

국산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전기차, 디젤 등을 판매해왔다. 하지만 수입차 대비 떨어지는 연비와 기술력 때문에 판매도 원활하지 않았다.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반격 카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연말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K7 하이브리드 700h를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다.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능은 어떨까. 기대감을 안고 시승에 나섰다. 지난 1일 K7 하이브리드 700h를 타고 서울시내 일대와 경기도 분당을 오가는 총 100km 거리를 시승했다. 저속에서는 전기차같은 조용하면서 부드러운 주행을, 고속에서는 가솔린차의 힘찬 주행을 선보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일본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못지 않은 '고연비'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K7 하이브리드 700h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렉서스 'ES300h'가 떠오르게 된다. ES300h는 차명(ES), 배기량(300), 하이브리드(h) 등을 뜻한다. 물론 배기량은 2.5리터이지만, 전기모터와 합친 배기량을 의미한다. K7 하이브리드 700h도 비슷한 맥락이다. '7'은 기아차의 준대형차를, '00'은 에너지 순환을 상징하는 '원(圓)'과 배출가스 '0'을, 마지막 'h'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상징한다.

겉모습은 기존 K7과 별 차이가 없다.전면부의 호랑이코 그릴과 LED 헤드램프, 앞 휀더 부분의 공기구멍 등 대부분이 기존 K7과 동일하다. 다른점이 있다면 후미등 위에 하이브리드 엠블럼을 붙인 정도다. 옆모습은 공기역학성을 고려, 곡선과 직선을 적절히 섞여 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K7 하이브리드 700h 실내(기아차 제공)© News1 류종은 기자

</figure>실내로 들어서면 차이점이 조금씩 나타난다. K7의 고급스러움과 하이브리드가 강조하는 친환경성이 적절히 섞여 있다.

실내에는 △대형 7인치 컬러 TFT-LCD 패널을 통해 에너지 흐름도, 운전 모드 등 하이브리드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슈퍼비전 클러스터 △고급감과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킨 화이트 스페셜 인테리어 △하이브리드 전용 로고 자수를 적용한 최고급 나파 가죽시트 등이 적용됐다.

K7 하이브리드 700h는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1㎏.m 등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는 하이브리드 전용 세타Ⅱ 2.4 MPI 엔진을 장착했다. 엔진과 함께 출력을 담당하는 모터에는 '35㎾급 고출력 전기모터'를 적용, 총 207마력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기아차가 경쟁 모델로 내세운 'ES300h'의 총 출력(200마력)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 기술은 토요타와 구조가 다르다. 토요타가 고용량의 구동형 모터와 발전형 모터 등 2개의 모터를 사용한다면,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 기술은 전기모터를 1개만 들어간다. 토요타의 기술력을 재해석, 복잡한 파워트레인 구조를 단순화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다만 연비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토요타에 조금 못미치고 있다.

엔진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차량을 출발시켰다.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방음시설도 나름 꼼꼼하게 돼 있어서 바깥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시속 40km까지는 전기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해 골목길과 시내 저속 주행시에는 기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시속 60km 이상의 속도에서도 액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라 전기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했다.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서 스포츠모드로 주행을 실시했다. 스포츠모드로 전환하면 계기판부터 달라진다. 아날로그 계기판이 디지털로 변했다. 악셀레이터 반응도 한층 빨라졌다. 3.0리터 가솔린차량 수준의 속도감을 나타냈다.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힘있게 치고 나갈 수 있다. 시승을 마치고 트립컴퓨터에 나타난 연비는 14.3km/l였다. 공인연비(16km/l)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지만, 주행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극한으로 몰아본 것 치고는 괜찮은 결과였다.

K7 하이브리드 700h의 판매가격은 △럭셔리 3440만원 △프레스티지 3595만원 등이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