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리콜사태로 '시총 3조' 증발

연비과장 때도 3일만에 7.5조 잃어…원상회복에 '한달걸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본사 모습.© News1 박세연 기자

</figure>4일 현대·기아자동차가 대규모 리콜사태로 시가총액이 3조원이 증발됐다. 미국에서 리콜규모는 190만대로 사상최대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도 16만대를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현대차는 코스피에서 전일대비 1만1000원(5.05%) 빠진 20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45조5981억원으로 전날보다 2조4232억원 줄어들었다. 기아차 역시 전날보다 1800원(3.27%) 줄어든 5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의 시가총액은 전날 22조3353억원보다 7294억원 감소한 21억6058억원을 기록했다. 하룻만에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이 3조1526억원 사라진 셈이다.

이날 증발된 현대·기아차의 3조1526억원은 증권업계에서 추산하는 리콜사태에 따른 보상액보다 30배 가량 많은 액수다. 증권업계는 현대·기아차가 이번 리콜 사태로 약 1000억~1300억원 규모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이번 리콜 대상은 전세계적으로 총 3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리콜 관련 비용은 각각 900억원, 4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 연구원은 "지난해 연비과장 이슈에 이어 대규모 리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안전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 연결 스위치의 문제이고, 사고 기록도 없고, 자발적 리콜이라는 점에서 제한적 영향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비 과장 사태와 비교하면 주가의 흐름이 급격한 편은 아니다"며 "북한 리스크가 커지만 않는다면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빠르게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이번 리콜이 현대·기아차의 사상 최대 규모 리콜이지만 안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미국 판매 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기아차의 이번 리콜 보상 규모에 대해 현대차가 700억원, 기아차가 300억원 등 총 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이번 리콜 사태에 대해 최대한 빨리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정 사장은 "아직까지 리콜 사태 해결을 위한 비용을 계산하지는 않았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최선을 다해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현대·기아차는 에어백과 브레이크등 스위치 결함으로 현재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같은 결함의 소지가 잇는 16만대에 대해서도 리콜을 실시한다. 이번 리콜은 차량 전체 교환이 아닌 결함 부품을 무상교환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에서 브레이크등 스위치 결함으로 리콜되는 차량은 현대차의 경우 △2007~2009년 생산된 액센트 △2007~201년 생산된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2011년 생산된 쏘나타 △2007~2009년 생산된 투싼 △2007~2011년 생산된 싼타페 △2008~2009년 생산된 베라크루즈 △2010~2011년 생산된 제네시스 쿠페 등 총 105만9824대다.

기아차의 경우 △2011년 생산된 옵티마(국내명 K5) △2007~2010년 생산된 론도(국내명 카렌스) △2007년 생산된 세도나(국내명 카니발) △2007~2011년 생산된 쏘렌토 △2010~2011년 생산된 쏘울 △2007~2010년 생산된 스포티지 등 총 62만3658대가 이번 리콜 대상이다.

현대차는 또한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생산된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18만6254대도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 엘란트라의 사이드 에어백이 터질 때 브라켓(천장지지대)이 탑승자에게 상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리콜 해당 차종은 현대차의 경우 △구형 아반떼(2009년7월~2010년3월 생산) △구형 싼타페(2010년6월~2011년 6월 생산) △베라크루즈(2008년9월~11월 생산) 등 총 11만여대다. 또한 기아차는 △구형 카렌스(2010년6월~7월) △쏘렌토(2010년10월~2011년4월) △쏘울(2010년6월~2011년6월) 등 총 5만여대를 리콜한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1월 '연비과장' 문제가 불거진지 사흘만에 7조5000억원 가량의 시가총액을 잃었다. 현대·기아차는 이때 잃어버린 시가총액을 되찾는데 한달 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