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모토 日 금융청 국장 "자본시장 정책은 투자자와 의사소통 개혁"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호리모토 요시오(Yoshio Horimoto) 일본 금융청 국장은 "일본 자본시장 정책은 투자자와의 의사소통을 위한 개혁"이라고 말했다.
호리모토 국장은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서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시행하고 있는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을 발표했다.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은 일본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호리모토 국장은 "기시다 정부가 출범한 이래로 (닛케이 지수는) 2만 엔대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가 '신(新) 일본 개인저축계좌(NISA) 제도'를 시행하면서 개인투자자의 일본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순매수가 이뤄졌다"고 짚었다.
일본이 올해 초부터 도입한 새로운 NISA 제도는 세제 확대 정책으로, 비과세 연간 납입 한도액을 360만 엔, 누적 1800만 엔으로 기존 대비 3배 늘리고 기간도 무기한으로 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어 "해외 투자자는 순매도 상태를 보여왔지만 워런 버핏이 일본에 방문해 투자 의욕을 보이자 이를 계기로 해외 투자자도 순매수세로 대폭 넘어왔고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NISA 정책 등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으로 일본 증시는 1989년 거품 경제 피크 당시를 넘었다"고 짚었다.
호리모토 국장은 정책 성공 요인으로 가계자산을 자본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구조적 개혁이 있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일본 자본시장 정책은 예금에서 투자로 전환하기 위한 종합적인 구조개혁"이라면서 "일본 기업의 지배구조 개혁을 포함해 가계 등 모든 투자자의 행동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가계자산 중 50%는 예금이나 보험과 같은 원금보장형 자산인데, 이를 투자로 전환하기 위해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기관이 가계 수요에 따라 적절한 수수료를 제시하면서 판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자산을 위탁받은 기업은 자산을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은 자금을 적절하게 투자해 이를 가계에 환원하도록 하는 규제 감독을 강화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더해 총리를 비롯한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해외투자자에 대한 긴밀한 소통 노력도 정책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호리모토 국장은 "일본 정책의 특징은 국내외 투자자들을 포함해 총리를 비롯해 정권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목적은 보고서를 발표하는 게 아니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와 일본 경영자의 의사소통을 충실하게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서 "투자자와 소통한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철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정책 성공 요인으로는 투자자들이 세제 인센티브와 금융교육 등을 통해 정책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 점을 제시했다.
호리모토 국장은 "1989년 거품경제 이후 일본 투자자들은 투자 결실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면서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국민들이 투자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반인은 투자 전문가도 아니고 투자에 할애할 시간도 없다"면서 "일본에는 신 NISA 등 소액투자를 지속적으로 했을 때 세금을 면제해 주는 투자 상품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과 영국 등이 국가 전략으로 금융교육을 하는 것처럼 일본도 올해 8월부터 금융 교육을 위한 전문 조직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일본 산업의 성장 결과를 가계가 맛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일본 금융청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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