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로 1.3조 모은 LGD, 자금난 '숨통'…"OLED 대규모 투자 나서나"
LG디스플레이, 우리사주·구주주·일반공모 최종 청약률 133.9%
OLED 사업 경쟁력 강화 위해 8세대 라인 구축해야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의 추격 속에서도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했다. 확보한 1조 3000억 원으로 부채를 줄이고, 미래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1주 미만 절삭된 단수주 4만 9757주 일반공모에 4116만 8087주가 몰려 청약경쟁률이 8만 2738대 1에 달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일반공모까지 포함한 전체 청약률은 133.86대 1이다.
특히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우리사주 사전청약에서는 배정된 물량의 약 120%가 몰리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최근 2년간 4000억 원 이상 대규모로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들의 우리사주 청약률은 평균 80% 수준이었다. 100%를 달성한 기업은 지난 2022년 1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이후 LG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 롯데케미칼(011170)은 59.4%, SK이노베이션(096770)도 63.8%에 그쳤다. 임직원들이 LG디스플레이의 미래 성장에 대해 확신을 보인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1조 2925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해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유동부채는 13조 8850억 원이며, 이중 금융부채는 5조 26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한 이자로 지난해 7234억 원이 빠져 나갔다. 1년 전(4145억 원)보다 3000억 원 넘게 이자를 더 낸 셈이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IT·모바일·차량용 등 중소형 OLED 사업 확대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투자 자금에 4159억 원 △대형·중형·소형 OLED 전 사업 분야에서의 생산·운영 안정화를 위한 OLED 운영자금에 4829억 원 △재무 안정성 강화를 위한 채무상환에 3936억 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추진 중인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이 매각되면 재무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공장의 매각가는 1조 원대 중반 이상으로 추정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앞서 "(건전성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재무적 건전성을 확보한 다음에 흑자 전환이 될 것이기 때문에 계속 열심히 해서 빠른 시간 내에 (흑자 전환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적자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조 510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5650억 원으로, 2조 원 가까이 적자를 줄일 전망이다.
특히 애플의 아이패드 등 글로벌 고객의 OLED 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신형 아이패드에 OLED 패널 450만 장을 공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도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OLED 매출 비중은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격적인 체질 개선이 확인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OLED로의 전환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나 중국 BOE는 8세대 라인에 대한 투자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8.6세대 OLED 등 패널 사업 확대에 나서야 한다.
투자 지연과 막대한 자금 부담은 LG디스플레이 주가에 부담이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올해 초 1만 3350원에서 전일 1만 1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 이후 1.8% 상승하는 사이 13.5% 하락했다. 증자 영향을 고려해도 낙폭이 크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6세대 라인으로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투자 부담이 크겠지만 8세대로의 전환에 나서야 IT OLED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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