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베이비페어'라더니…‘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장으로 둔갑

보장성보험, 저축목적으로 판매…리베이트 제공 불건전 영업 성행
300~500%까지 단기납 종신 시상 걸어…과당경쟁 부추긴 보험사도 문제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GA 보험설계사들이 지방 육아박람회에서 대형 금융그룹의 이름을 도용해 해당 금융그룹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사진제공=네이버 블로그 캡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대형 GA(법인보험대리점)의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육아박람회에서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목적으로 집중 판매하고, 1~3개월치의 보험료를 대납하는 등 리베이트까지 제공했다. 특히, 이들 설계사는 정부가 지급하는 아동수당이나 부모급여 등을 보험료로 활용하게 권유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GA 보험설계사들이 지방 육아박람회에서 대형 금융그룹의 이름을 도용해 해당 금융그룹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이들 GA 보험설계사들은 대전, 울산, 광주 등 지방에서 개최되는 육아박람회에서 대형 금융그룹 CI를 넣은 상담부스와 명함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해 소비자 오인을 유발했다. 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등 위반이다.

문제는 이들 설계사가 보장성보험인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목적으로 판매했다는 점이다. 특히, 육아박람회에서는 정부가 지급하는 월 15만 원에서 20만 원의 아동수당, 부모급여 등을 단기납 종신보험의 보험료 재원으로 활용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1~3개월의 보험료를 대납 또는 현금 지급 등의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며 가입을 유도했다.

해당 GA는 이들에게 이 같은 영업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들의 불건전 영업행태는 계속 이어졌다. 결국 불건전 영업은 소비자 민원으로 이어졌다. 민원은 종신보험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다거나, 계약 당시 약속했던 리베이트를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현재 이들 설계사는 기존 GA에서 퇴사한 상태이고, 기존 회사보다 규모가 작은 신생 GA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신생 GA는 내부통제가 느슨하다.

이 같은 보험영업 방식은 육아박람회뿐만 아니라 웨딩박람회, 건축박람회, 펫박람회 등 각종 전시회 및 박람회에서 성행하고 있다. 실제 이번에 문제가 된 육아박람회를 개최한 대동컴퍼니와 이앤애드는 현재도 각종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고, 여전히 보험상담 부스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장성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판매하며 리베이트까지 제공한 설계사도 문제지만, 당초에 높은 수수료와 시상을 걸어 과당경쟁을 부추긴 보험사도 문제다.

올해 초부터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 시상을 300~500%까지 제공했다. 예를 들어 시상 500%가 걸린 단기납 종신보험을 월납 보험료 10만 원에 계약했을 때, 익월 보험설계사는 판매수수료와 별도로 50만 원의 시상금을 챙길 수 있다. 이처럼 보험사가 높은 시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설계사는 소비자에게 리베이트 제공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을 종신으로 판매하고, 리베이트까지 제공하는 설계사들의 불건전 영업행태도 문제지만, 과당경쟁을 부추기는 보험사의 과도한 시상도 문제이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