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투자한 ‘마이브라운’…국내 첫 소액단기보험사 성공할까

금융위, 소액단기보험사 마이브라운 예비 허가…이르면 내년 초 출범 예정

삼성화재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삼성화재가 지분투자한 마이브라운(가칭)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예비 허가를 받아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브라운이 출범에 성공한다면, 교보생명의 자회사 교보라이프플래닛, 한화손보의 자회사 캐롯손해보험과 함께 보험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한화·교보가 모두 직·간접적으로 디지털 보험사를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라이프플래닛, 캐롯손보 등 디지털 보험사는 대형사들의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출범 이후 한 번도 순이익을 내지 못하며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손보업계 1위 사인 삼성화재가 지분투자 한 마이브라운의 출범과 연착륙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정례회의를 통해 마이브라운의 보험업 영위를 예비 허가했다.

마이브라운은 6개월 이내에 허가요건인 자본금 출자, 인력채용 및 물적설비 구축 등을 이행한 뒤 금융위에 본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는 소규모 자본으로 소비자의 실생활에 밀착된 소액·간단 보험을 취급하는 사업자의 진입을 촉진, 보험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21년 도입됐다.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가 예비허가를 받은 것은 마이브라운이 처음이다.

금융위는 “마이브라운의 보험업법상 허가요건을 심사한 결과 관련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며 “소비자 실생활에 밀접한 동불 보험 활성화를 통해 고객 맞춤형 상품개발 및 반려가구의 양육·치료비 부담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지난 3월 설립된 마이브라운의 상표권을 직접 출원했고, 자본금 33억 원을 투자했다. 마이브라운의 이용환 대표는 삼성화재 일반보험부문 담당 출신이고, 감사도 삼성화재 출신 인사를 선임했다. 하지만 마이브라운이 삼성화재 자회사는 아니다. 삼성화재의 마이브라운 투자액도 대주주 요건에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마이브라운은 삼성화재 등으로부터 130억 원 이상을 출자해서 설립한 펫 전문보험회사로, 동물병원 전자 의료기록(EMR) 기반의 보험상품 및 자동심사 프로세스를 개발함으로써 반려동물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브라운은 디지털 보험사의 형태로 반려동물 관련 소액단기보험상품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삼성화재는 마이브라운에 지분투자 형식으로 참여했지만, 마이브라운이 출범하면 국내 보험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한화·교보가 디지털 보험사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대형사가 운영하는 디지털 보험사도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2013년 8월 교보생명이 일본 온라인 전업사 라이프넷 생명보험사와 합작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 디지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매년 100억~200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 출범 이후 지금까지 약 337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

또 한화손해보험인 설립한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도 2019년 출범 이후 5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캐롯손보도 2021년부터 매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했고, 특히 지난해에는 1305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마이브라운에 대한 전망 역시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크다. 우선, 급성장한 반려동물 산업과 비교해 펫보험 시장은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확실한 수익모델 확보가 필요하다. 또 이미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와 경쟁을 뚫어야 한다. 여기에 ‘소액단기전문보험’이라는 한계성도 돌파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나 소액단기전문보험사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자산 규모나 임직원 수 등을 기준으로 차등규제하고 있는데, 국내 보험시장에서도 비례성 및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