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ABL생명' 1.5조에 품는다…당국 인허가 '걸림돌'(종합)

우리금융 이사회, 동양·ABL생명 주식매매계약 승인

우리금융그룹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의 패키지 인수안을 확정했다. 동양·ABL생명 인수가격은 1조5493억 원이다. 우리은행에 '부정대출' 사태가 불거지면서 향후 금융당국의 인허가 문제가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최종 인수하기까지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8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최종 주식매매계약(SPA) 내용을 승인했다.

가격은 동양생명 지분 75%와 ABL생명 지분 100%를 합쳐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 원으로 인수 PBR은 실사 기준일인 지난 3월 말 기준 각각 0.65배, 0.30배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동양·ABL생명의 지분을 최대주주인 중국의 다자보험 등으로부터 사들이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최근까지 실사를 진행했다. SPA는 주식을 인수하겠다는 약정으로 MOU보다 구속력이 강하다. SPA 체결 다음 단계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에 성공해 합병까지 마무리한다면 자산 51조 원 규모의 생보업계 6위 생보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는 업계 자산 규모 5위사인 NH농협생명과 2조 원 차이고, KB라이프와 하나생명보다는 크게 앞선다. 현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생명보험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뿐이다.

동양·ABL생명의 대주주인 다자보험도 위탁경영 5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떠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8년 중국 정부는 안방그룹이 보험업법을 위반해 위탁경영을 시작했고, 안방그룹의 주요 우량 자산을 분할해 2019년 다자보험을 설립했다.

다자보험은 설립 당시부터 주요 우량자산 매각작업 및 민영화 작업을 진행했고, 해외 자산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분도 매각 대상이었다. 다자보험은 2019년부터 동양·ABL생명의 매각을 원했지만, 그동안 적당한 인수자가 없었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에 가장 큰 걸림돌은 금융당국의 인허가 심사다.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의 부당대출 관련자에 대한 제재와 함께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의 기관 제재도 검토 중이다.

금융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15조 3항에 따르면 금융사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경우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한다.

금감원은 부정 대출 관련자에 대한 제재와 함께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의 기관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에 기관 제재가 취해질 경우 현재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가 무산될 우려가 있다.

통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신청일로부터 3~6개월로,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가급적 빨리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내야 한다.

한편, 우리금융은 앞으로 필요 절차를 거쳐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이달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은행,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가 완성돼 계열사 간 연계영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SPA 체결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며 “최종 인수까지는 금융당국의 승인 등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심사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