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나은 아우’…장사 잘한 ‘손보사’·2중고 겪은 ‘생보사’
손보사, 보험판매·자산운용 모두 견조한 성장세
생보사, IFRS17 및 IFRS9 도입 후폭풍…순이익 감소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 1년을 맞이한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명암이 엇갈렸다. 대형 손보사들은 보험판매와 자산운용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대형 생보사들은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조 25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7705억 원 대비 27.3% 증가했다.
반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의 순이익은 1조 43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 8995억 원 대비 24.3% 감소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이 70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6120억 원 대비 14.6%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전체 보험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58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했다. 이어 메리츠화재가 4909억 원으로 24%, 현대해상이 4770억 원으로 51.4%, KB손해보험이 2922억 원으로 15.1% 증가했다.
생보사는 삼성생명이 62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36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고, 교보생명도 29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줄었다. 신한라이프만 순이익이 15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
대형 손보사는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반면, 신한라이프를 제외한 대형 생보사는 순이익이 감소했다.
손보사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출을 확대했다. 삼성화재의 1분기 영업이익은 9130억 원으로 1조 원에 육박했다. 또 현대해상의 보험이익은 53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밖에 DB손보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했고,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의 영업이익도 22% 늘었다.
올해 1분기 생보사에는 제도변경과 고금리 영향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우선 대형 생보사들의 투자손익이 크게 감소했다.
생보사는 손보사보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의 비중이 크다. 지난해 IFRS9이 도입되면서 FVPL의 비중은 더 확대되고, 금리 변동성도 커졌다.
지난해 1분기 생보사는 채권 재분류, 유가증권 평가손익 감소, 교체매매 등 FVPL 관련 일회성 요인이 발생하면서 투자손익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1분기 FVPL 관련 일회성 요인의 기저효과로 투자손익이 감소한 것이다.
또 투자손익뿐만 아니라 생보업계 1·2위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보험손익도 감소했다.
삼성생명의 보험손익은 2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했고, 같은 기간 한화생명도 2325억 원으로 8.6% 감소했다. 한편, 교보생명의 지난 1분기 보험손익은 15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의 보험손익은 무려 48.8%나 늘었다.
삼성·한화생명의 보험손익 감소는 IFRS17 도입 이후 IBNR(미보고발생손해액) 준비금 적립 기준이 손보사 중심으로 바뀌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IBNR은 보험 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지만, 계약자가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보험사는 IBNR을 추산해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하는데, 그동안 보험사고 일자를 지급사유일로 간주했던 생보사가 제도개선으로 보험사고 일자를 원인사고일로 통일하면서 차이가 난 기간만큼 준비금을 지난 1분기 적립했다. 삼성생명은 780억 원, 한화생명은 840억 원을 IBNR 적립금으로 보험손익에 반영했다.
업계 관계자는 “IFRS17 및 IFRS9 도입 1년을 통과하는 시점에서 손보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생보사들의 실적은 감소했다”며 “손보사 실적이 생보사 보다 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보사들도 제3보험 판매 확대 체질개선과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재분류 등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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