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저PBR 옥석가리기…'은행株' 주목[종목현미경]

"KB·신한·하나, CET-1 비율 목표 상회…총주주환원율 상향 기대"

. 2023.12.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 금융 관련주들의 주가는 냉·온탕을 오갔다. 주초 베일을 벗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밸류업)에 대한 실망감에 급락한 주가는 정부가 시행 의지를 재차 드러내자 반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시작된 밸류업 정책 수혜의 '옥석가리기'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금융 종목에서도 주주환원 의지와 계획이 강한 은행주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주 주가, 밸류업 발표 후 급락→정부 추진 의지에 회복

지난 29일 KB금융(105560) 1.93% 신한지주(055550) 1.52% 하나금융지주(086790) 1.80%, 우리금융지주(316140) 2.62%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앞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공개된 지난 26일 금융지주사들의 주가는 2~6% 급락했다. 구체적 계획안 부재로 인한 정책 실망감에 그간 주가가 오른 저PBR 종목 전반의 주가 하락이 시작됐다.

금융 종목의 주가 반등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밸류업 정책에 대한 정부 추진 의지를 밝힌 지난 28일 오후부터다.

이날 이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상장기업 중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거래소 퇴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복현 원장의 위법 적발 금융사에 대한 조치 강화 등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까지 아우른 발언으로 정부의 밸류업 추진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며 "낙폭이 확대되던 저PBR 업종에 재차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 발언 이후 신한지주(4만3300원→4만3550원)와 우리금융지주(1만4920원→1만4900원)는 밸류업 정책 발표 직전인 지난 23일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 28일 '배당락' 이슈가 있었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24.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밸류업, 정책 기대감 넘어 '옥석가리기 본격화'…"주주환원, 은행이 가장 우위"

증권가에서는 이제 밸류업에 대한 정책 기대감을 넘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주주환원 정책이 가장 앞선 은행·금융지주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자본여력과 실적 및 수익성 관리역량 등 금융주 내에서도 주주환원 확대여력 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금융업권 공통적으로 자산건전성 악화, 자본비율 관리 필요성 증대, 수익성 정체 우려 등에 직면하고 있어 회사 간 옥석가리기 국면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종은 정책 구체화가 필요하고, 증권업은 주요 대형사 중심으로 주주환원책을 수립해 가는 모습"이라며 "2024년 2월 말 현재, 주주환원 관점에서 금융업 내 가장 우위에 있다고 판단되는 업종은 은행(금융지주)"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주요 금융지주(은행) 종목은 단기 조정은 나타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광명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이페널티보다 인센티브에 초점을 둔 지원방안인데, 주주환원 확대 등 기업가치 제고 여력이 큰 기업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은행의 증익이 예상되는 가운데,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목표 비율을 상회하고 있는 KB, 신한, 하나 등의 은행의 경우 총주주환원율 상향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