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허위사실 유포 의혹까지…금감원 "조사 검토"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고려아연(010130)이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쟁자인 MBK파트너스를 비방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의혹까지 받게됐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행위가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검토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불공정 거래 및 미공개 정보 활용 혐의로 검찰에 이첩됐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틀 전인 8일 일부 언론에서는 금융당국이 MBK가 고려아연의 미공개 컨설팅 정보를 확보해 이를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악용한 혐의를 발견, 검찰에 이첩했다고 보도했다. 또 영풍·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발생한 의문의 대량매도로 주가가 하락한 사건에 대한 주가조작 혐의도 함께 검찰로 넘어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MBK는 즉각 반박했다. 입장문을 통해 "불공정 거래를 한 적도, 트로이카 드라이브 관련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적도 없으며, 금융당국 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히며 "고려아연 측의 악의적인 음해이자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했다.

해당 보도는 고려아연 경영진이 유상증자와 관련된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나왔다. 이달 23일로 예정된 고려아연의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좌우할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이슈들이 잇따라 불거진 상황이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이첩 관련 보도에는 침묵했지만, MBK와 관련된 불공정 거래 및 미공개 정보 활용 검찰 이첩 여부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다른 건으로 검찰에 이첩된 사안이 있을 순 있지만, 보도에 나온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는 부분은 명백히 허위라는 것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중요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이 주주총회 표심을 좌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여론몰이에 나섰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에 이첩(했다고 밝힌) 자체는 감독당국이 크게 문제 삼지 않겠지만, 주가조작과 미공개 정보 활용 혐의로 MBK를 검찰에 이첩한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은 문제"라며 "조사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