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2배 불어난 서학개미 잡아라"…키움도 미국 현지 법인 세운다

키움증권, 美 신규 법인 설립 추진…현지 증권사 인수도 검토
토스에 이어 키움까지 미국 진출…점유율 경쟁 치열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 News1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급증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미국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리테일 최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039490)도 미국 법인 설립에 나선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업체 인수를 위해 계속 검토하고 있고 별도로 신규 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현지 법인을 세운 뒤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취득할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가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현지 브로커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미국 주식 거래를 중개할 수 있게 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금은 해외 주식을 중개하려면 칸토나 모건스탠리 같은 현지 브로커가 있어야 하는데, 해외 주식 고객 수가 많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중개를 하면 비용이 절감되고 고객 편의성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미국 주식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월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100억 달러를 훌쩍 넘겼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650억 달러 수준이었던 보관금액이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키움증권의 뒤를 바짝 쫓는 토스증권도 미국 시장 진출을 일찍이 선언했다. 토스증권은 올해 8월 미국 현지법인으로 자회사 토스증권 아메리카(Toss Securities Americas Inc.·TSA)와 손자회사 TSAF(TSA Financial LLC)를 설립했다. 토스증권도 키움증권처럼 내년까지 브로커딜러 라이선스 취득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주식 시장에서의 점유율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2분기 해외주식 거래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키움증권 20%, 토스증권 16.7%, 삼성증권(016360) 14.9%, 미래에셋증권(006800) 14%, 한국투자증권(030490) 12.3% 등으로 나타났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008670)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해외주식 접근성과 편의성이 제고됐고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이해도가 높ㅇ져 해외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3년 1분기 2조 5000억 원에서 2024년 2분기 4조 원으로 1년 반 만에 63.1%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가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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