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고삐풀린 韓증시…'거래소 경고' 받은 정치테마주 220% 급증

계엄 사태 이후 거래소 투자주의 187건·투자경고 28건
"정치테마주로 엮인 기업이 적극적으로 자율공시 나서야"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12.3 계엄 사태' 이후 정치테마주 주가 폭등 현상이 과열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의 시장경보 조치를 받은 종목은 지난달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13일까지 8거래일 동안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총 187건이다. 같은 기간 '투자경고' 조치를 받은 건수는 총 28건이다.

한 달 전인 지난 11월 4일부터 13일까지 투자주의 종목 지정 건수는 55건, 투자경고 종목 지정 건수는 12건에 불과하다.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11월과 12월 모두 없다.

이달 4~13일 거래소의 '시장경보지정' 건수(215건)가 지난달(67건) 대비 220.9% 증가한 것이다. 시장경보는 투자위험을 사전에 고지하기 위한 거래소 제도로,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등 3단계로 조치가 이뤄진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정치 테마주가 단기간 크게 올랐다.

특히 '이재명 테마주'로 엮인 오리엔트정공(065500)이 최근 8거래일간 492.40% 폭등하면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이스타코(015020)(239.94%) △오리엔트바이오(002630)(207.13%) △동신건설(025950)(195.69%) △일성건설(013360)(191.21%) △코이즈(121850)(164.63%) △에이텍(045660)(157.27%)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거론된 종목들이 주가 수익률 상위를 싹쓸이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테마주가 빈번히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 시기 이후 신규 개인투자자가 유입됐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소문에 민감하고 쉽게 휩쓸린다"고 설명했다.

남 연구위원은 테마주 대상이 된 기업의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주가가 급등하면 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기업은 수동적인 자세로 해명 공시를 냈다"며 "상장기업이면서 주식이 분산돼 있고 공개된 회사라면 적극적으로 '자율공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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