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韓 증시, 비상계엄·탄핵 정국으로 변동성 증대 지속"

"탄핵 정국만으로 외국인 대량 이탈하진 않아"
"정치적 불확실성·어려운 거시 환경 함께 영향"

골드만삭스 로고.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골드만삭스가 최근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인한 한국 증시의 변동성 증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골드만삭스는 '계엄 선호 및 해제 후 한국 증시 인사이트'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거시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데다, 이번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 권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시도한 뒤 잠재적 탄핵 등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사건의 수준을 볼 때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탄핵 정국 만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대량 이탈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 애널리스트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코스피 지수는 (국회 탄핵 투표 이후) 초기 반등이 나타난 뒤 20% 이상 하락했으나,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코스피가 20% 이상 랠리했다"며 "거시적 환경의 차이와 정치 발전에 대한 기대감 차이로 코스피 흐름에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에도 전략적 순매도는 있었지만, 탄핵 정국 만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의 강력한 이탈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며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거시적 환경이 함께 증시 상승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2025년 관세 불확실성·장기 고금리·강 달러 등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운 거시 환경에 처할뿐 아니라, 수출 둔화로 인한 성장률 둔화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까지 하락하긴 했다"면서도 "리레이팅을 위한 '명확한 촉매'(clear catalyst)가 없는 한 낮은 수준에서 머무를 것으로 본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한국 자본시장 환경은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자본시장법과 상법개정을 통한 압력으로 주주친화적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국내 증시 투자자들에게 △방산 종목 △주주환원 및 지배구조 개선 종목 △코스피200 저평가 중소형(SMID) 종목 △거시탄력성이 높은 종목 등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