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도 재택근무"…텅텅 빈 오피스에 해외부동산펀드 '찬바람'

해외부동산공모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8.31%
금리 인하에도 오피스 수요 부진 지속…거래량 40% 줄어

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미국과 한국에서 잇따라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해외부동산펀드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도 빅테크 업체들의 재택근무가 지속되면서 오피스 가격 회복은 더딘 실정이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연평균 거래량 대비 40% 하락했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부동산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8.31%에 불과하다. 3개월 수익도 –0.97%에 그쳤다.

연초 이후 코스피 수익률(–5.67%)보다도 더 부진한 성적이다. 미국 S&P500은 같은 기간 25.76%나 올랐다.

앞서 부동산 펀드는 저금리 시기에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주목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2018년과 2019년 자금이 몰리면서 공모펀드 설정액만 4조2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증가하고,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 연장이 어려워지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지난 28일 기준 펀드 설정액은 2조4199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는 한 수익률 하락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펀드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부동산을 매각하지 못하고 투자자의 환매 요청에 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제법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만기를 연장하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당장 손실을 확정하기보다 금리 인하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봤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50bp 내린데 이어 11월에도 25bp 추가 인하하며 5.5%에서 4.75%로 낮췄다. 한국은행도 두 차례 금리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를 3%로 조정했다.

그러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된 모습이다. 특히 국내 운용사들이 집중 투자했던 오피스 건물 상황이 좋지 않다.

거래량부터 위축됐다. RCA 등에 따르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딜은 2022년 금리 인상 이후 과거 연평균 거래량 대비 40% 하락한 상황이다. 오비스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주거와 물류 섹터가 딜은 증가하고 있다.

운용업계에서는 당분간 해외 부동산 시장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펀드들이 투자한 것이 거의 오피스인데, 코로나가 끝나도 빅테크 업체의 재택근무는 지속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와 상관없이 자본 조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