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김학균 "2007년부터 韓증시 횡보…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10년 마이너스 수익률 업종도…은행 예금보다 성과 부진"
"유상증자 많고 지배주주 편향적 의사결정 판쳐"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트럼프 당선만으로 한국 증시가 부진한 것이 아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최근 5년 동안 성과가 안 좋았고 10년으로 넓혀도 안 좋았다"
김학균 신영증권(001720) 리서치센터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의 횡보가 시작이 된 것은 넓게 보면 2007년부터"라고 짚었다.
이어 "코스피는 2000포인트로 처음 간 2007년 8월 이후 현재 17년이 지났는데 2500"이라며 "17년 동안 25% 정도 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식이라고 하는 위험자산 투자에서 17년 동안 연 1.6%밖에 못 벌었으니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못했던 성과"라고 했다.
김 센터장은 가장 먼저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수익률이 좋지 않아 국내 증시가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약품과 전기전자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쪽에서 10년 투자 마이너스인 업종들이 꽤 많고 철강이나 화학 쪽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쪽인데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또 "내수가 구조적으로 나쁘다 보니 내수 관련 업종들의 주가가 못 오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 증시 부진 원인으로는 △낮은 자본 효율성 △기관투자가 존재감 약화 △과도한 공급 부담 △지배주주 편향적인 지배구조 등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한국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다"며 "일본 같은 경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자본 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 실천 방안을 제안해서 나름 성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관투자가의 핵심인 투자신탁이 계속 팔고 있다"며 "기관투자가가 주식이 별로 없다 보니 스튜어드십 코드라고 하는 행동 준칙이 발표돼도 스트어스십 코드를 행사하기도 어렵고 투신으로 대표되는 민간의 기관투자가의 힘이 매우 약하다"고 했다.
아울러 국내 증시의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주가지수와 시가총액 증분이 차이 나는 것과 관련해선 "기업들의 상장이나 유상증자가 너무 많다"며 "구조적으로 한국은 공급이 굉장히 많고 수급 균형이 깨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10여년 동안 코스피 지수가 29% 상승하는 동안 시가총액은 85%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40% 오르는 동안 시총 증가율은 235%에 달했다.
끝으로 김 센터장은 "여러 의사결정이 지배주주 편향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지배구조 문제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바꾸면 한국 시장이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doo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