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 "두산밥캣 기업가치 제고 위해 美 상장하라"
"미국 설립 기업…미 상장시 자금 유입, 리서치 커버리지 확대"
이사회 독립성 강화. 주주환원율 65% 정상화 등도 제안
-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국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18일 두산밥캣(241560)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미국 상장을 제안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 대표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TWO IFC몰 브룩필드 홀에서 기업가치 제고 방안 관련 간담회를 열고 "두산밥캣이 자본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될 수 있는 방안 중 가장 효과가 있을 수 있는 것이 미국 상장"이라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 분석에 따르면, 미국 노스타코타에서 설립된 두산밥캣은 최근 4년간 미국 매출 비중이 74%에 달하며 실적 공시도 미국 달러 기준으로 이뤄진다. 북미매출이 연 평균 18.5% 성장하고 R&D 인력과 생산시설이 북미에 있는 것도 미국 상장에 유리한 근거다.
미국 상장을 통해 주요 사업지와 상장지를 일치시키면, 투자자들의 이해를 제고하고 각종 인덱스 편입을 통한 패시브 자금 유치, 리서치 커버리지 확대 등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미국 증시에 자금이 많이 있고 리서치, 동종기업 비교 분석 여러 면에서 미국 상장이 유리한데 두산밥캣은 그렇지 않다"며 "미국계 주요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은 12.5%에 불과하지만, 동종업계인 캐터필러와 디어 등은 63%에 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의 미국 법인을 미국에 상장하고, 이후 국내 두산밥캣은 북미 법인의 시가총액을 감안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를 하면 된다"며 "이외에도 이중상장 등 여러 방법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이사회 독립성 제고 △주주환원율 정상화 △경영진 보상체계 개편 등을 제안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합병하려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이후 지난 10월 합병비율을 재산정하며 합병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이 됐다.
이에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후보군 추천 및 평가 과정에서 주주참여를 확대하고, 평가 주체와 확정 주체를 분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사외이사 주주추천제와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사외이사 후보 평가 자문단 설치 등이다.
이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은 기업 거버넌스"라며 "지배주주가 사실상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이사회 및 대표이사를 임명할 수 있고 합병 시점도 결정할 수 있기에 투자자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강조했다.
또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에 그쳐 저평가된 두산밥캣의 경우 재투자보다 주주환원율 현재 18%에서 동종업계 평균 수준인 6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주식매수청구원에 쓰겠다고 한 1조 5000억 원을 특별배당으로 지급하고, 동종기업 평균 수준으로 주주환원율 정상화(65%)를 가정해도 2026년 기준 재무구조는 매우 우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TSF, ROE 등 주주가치가 직결된 핵심지표를 성과 평가기준으로 개편하고, 주식연계를 통한 경영진과 주주 간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한편 얼라인파트너스는 전날 두산밥캣 이사들을 상대로 17일 위법행위 유지청구를 진행했다. 두산밥캣과 주주들에게 불리한 합병·교환 비율로 두산로보틱스와 합병 또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지 말라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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