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공포"…코스피 시총 연고점 대비 400조 증발[시장의 경고]①
국내 지수 연중 최저…코스피 6거래일간 6.2% '뚝'
"트럼프 당선인 정책 리스크…외인 자금 1.4억원 이탈"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미국만 잘살면 된다."
노골적으로 자국 우선주의를 드러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자 국내 증시가 연일 급락세다. 트럼프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중 최저치로 밀려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5.49포인트(p)(2.64%) 떨어진 2417.08로 마감했다. 연중 최저치 수준이다.
트럼프 당선인 재집권이 확정된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는 단 하루 빼고 연일 약세를 보였다. 지난 7일 하루 상승 마감했지만 이마저도 0.04%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는 6거래일(6일~13일) 동안 159.8p(6.20%) 빠졌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2100조 1138억 원에서 1970조 6632억 원으로 129조 4506억 원가량 줄어들었다. 지난 7월 11일 기록한 연고점(2363조 6272억 원) 대비로는 392조 9640억 원가량 증발했다.
코스닥은 전날 종가 기준 689.65로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해 1월 6일(종가 688.94)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도 8일 하루(1.34% 상승)를 제외하고 연일 내리며 6거래일간 8.27%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018년에도 미·중 무역전쟁이 부각되면서 2019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7% 감소한 136조 9000억 원을 기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 부과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락하는 증시 중심에는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자리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2400원(4.53%) 급락한 5만 600원으로 장을 마치며 '4만전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6월 15일(4만 9900원) 이후 약 4년 5개월 만에 최저가다.
'국민주' 삼성전자가 고꾸라지자 증시 전체에 불안감이 커졌다.
전날 901개 종목이 종가 기준 52주 신저가 기록을 세웠다. 국내 전체 상장 종목이 2850여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32%에 달하는 종목이 1년 내 가장 낮은 주가로 회귀한 것이다.
증시 '큰손' 외국인 투자자가 등을 돌렸다.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자금 1조 4429억 원을 빼냈다.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은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을 가뿐히 넘어서며 가속화됐다.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윤곽이 나온 6일부터 크게 들썩였다. 종가 기준 △6일 1396.2원 △7일 1396.6원 △8일 1386.4원 △11일 1394.7원을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2일 1403.5원을 기록하며 약 2년 만에 종가 기준 1400원선을 넘겼고 전날 상승세가 이어지며 1406.6원으로 치솟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의 약세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관세와 정책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이탈이 주된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강달러와 함께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등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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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트럼프 당선' 이후 한국 증시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대표 수출주 삼성전자는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추락 중이다. 주식을 판다는 것은 미래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전쟁 후 폐허를 딛고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 한국에 정작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희망이 없다'는 시장의 경고를 언제까지 외면할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