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상증자'에 하한가 마감…주당 67만원 '충격'[핫종목]

공개매수가보다 낮은 발행가액에…주주들 '울상'(종합)
고려아연은 차입금 상환·우호 지분 확대 '두마리 토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던 중 목을 축이고 있다. 2024.10.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30일 2조 5000억 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단행을 결정했다. 낮은 유상증자 가격에 고려아연은 결국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6만 2000원(29.94%) 하락하며 하한가인 108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 공개매수 마감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마감하며 주가가 76.14% 뛰어올랐던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급락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신주 373만 2650주를 주당 67만 원에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해 총 2조 5000억 원을 조달하는 증자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가 하락의 원인은 고려아연이 신주 발행가액이 지나치게 낮은 탓이다. 고려아연 측은 기준 주가 95만 6116원에 30%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종가(154만 3000원)의 50% 미만인 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공개매수가(89만 원) 및 MBK파트너스·영풍의 공개매수가(83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통상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낮은 경우, 시장에는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시그널이 된다. 유통주식 수도 늘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도 발생한다.

또 고려아연은 이번에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의 92%(2조 3000억 원)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한다고 밝혀 신규 투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내용을 공시하자마자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갑작스러운 유상증자 결정에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본 대신, 고려아연은 공개매수에 지출한 차입금 상환은 물론 우호 지분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이번 유상증자 물량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한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이 가져간 지분은 경영권 갈등에서 최 회장 측의 우호지분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에 대해 "소액주주, 기관투자자, 일반 국민 등 다양한 투자자가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적대적 인수합병(M&A)로 인한 국내 산업생태계 교란과 공급망에 대한 부작용도 최소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결정은 기존 주주들과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로 67만 원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남은 주주들의 주주가치는 더욱 희석될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결정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