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황세운 "日 밸류업 성공, 10년 넘는 일관성에 기인…한국 도약해야"

[NIF2024]"국내 시장 질적으로는 갈 길 멀어…PBR·주주환원 등 미흡"
"고령화되는 한국, 은퇴 대비 위해선 밸류업 필수…재평가 이뤄야"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뉴스1 투자포럼(NIF)에서 ‘밸류업, 혁신과 도약의 기회’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 주최로 열린 이번포럼은 '밸류UP-코리아UP, 증시가 성장 엔진이다'를 주제로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정보를 나눈다. 2024.10.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일본의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성공 배경은 장기적이고 일관적인 추진이었습니다. 올해 시작된 한국의 밸류업이 당장 엄청난 성공을 거두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일관성 있게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면 밸류업이 신기루가 아닌 실질적인 변화로 다가올 겁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뉴스1 투자포럼(NIF) 2024'에 참석해 "정부의 밸류업 스탠스 변화에 대해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시장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뚜렷한 정책의 필요성을 밝혔는데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장기적으로 거버넌스 개혁과 자본 효율성 개선이라는 두 가지를 추진해 왔다"며 "스튜어드십 코드와 거버넌스 코드를 도입해 상장기업 지배구조 투명화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 이해관계 상충 없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ROE, 자본 효율성을 주요하게 활용하도록 권장했고 주주환원정책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가 지난해부터 뚜렷하게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단 1~2년 만에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전부 해결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대단히 떨어진다"며 "앞으로 일관성 있게 유지될 수 있다면 우리에게도 밸류업이라는 것이 신기루가 아닌 실질적으로 변화 만드는 정책으로 안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황 선임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해 "양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558조 원으로 주요국 중 13위고,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도 116%로 주식시장 규모가 실물경제 규모를 초과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기업 PBR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5%로 신흥국 평균(1.61%), 선진국 평균(3.10%)보다 낮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는 주주환원 문제가 제일 많이 거론이 되는데 배당이 인색하고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이라며 "비영업자산이 상당히 많고 계열사 부당 지원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 이사의 충실의무나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가 미흡한 기업 지배 구조상 문제점도 한국시장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소"라고 설명했다.

황 선임 연구위원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대한민국에서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투자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방향이 밸류업"이라며 "밸류업 이후 50%대 극적인 상승률을 기록한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장기적이고 일관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재평가를 이뤄내면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