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결국 오른다"…서학개미 '눈물의 물타기' 통했나[서학망원경]

3분기 실적 예상치 뛰어 넘으며 269달러 회복…13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서학개미, 1년간 약 4억달러 순매수…네이버페이 '내 자산' 이용자 수익률 '+26%'

테슬라 로고와 일론 머스크의 실루엣. 2022.12.19. ⓒ 로이터=뉴스1 ⓒ News1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하던 테슬라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날아올랐다. 지난 2021년 기록한 최고가에 비해 주가가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져도 꾸준히 주식을 사모으며 '오른다'에 베팅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테슬라는 지난 24일~25일(현지시간) 이틀 213.65달러에서 269.19달러까지 55.54달러(25.99%) 급등했다. 2023년 9월 15일(종가 274.39달러) 이후 약 1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투자자들의 평가이익도 개선됐다. 전날 기준 네이버페이 '내 자산 서비스'에 등록된 19만 4604명의 테슬라 투자자들의 평균 매수 단가는 29만 6557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26.22%를 기록했다. 서비스 이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한 통계로 전체를 대변하긴 무리가 있지만, 테슬라 주가가 29만 원대에서 37만 원대로 이틀 만에 급등하면서 투자자 다수가 손실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이전에는 30달러를 채 넘지 못하던 테슬라 주가는 전기차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등에 업고 지난 2021년 11월 5일 407.36달러까지 급등했다. 테슬라 투자로 짜릿한 수익을 맛본 투자자들 주도에 서학개미 '최애'(가장 좋아하는 대상) 종목에 테슬라가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가 번지며 테슬라 주가는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테슬라는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였고, 주가는 지난 4월 140달러선까지 빠지며 고점 대비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빠져도 서학개미들은 꾸준히 테슬라를 담았다. 추가 매수를 통해 평균 매입 가격을 낮추는 이른바 '물타기'를 해 온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일 년(2023년 10월 26일~2024년 10월 25일) 동안 3억 9935만 달러(약 5500억 원)를 순매수했다. 최근 한 달(9월 26일~10월 25일) 기준으로도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종하는 'TSLL(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을 가장 많이 담았다. 해당 기간 순매수액은 2억 246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지부진했던 테슬라 주가는 단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순이익(21억 6700만 달러) 규모에 이어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내년 전기차 판매 실적이 20~30%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다. 테슬라 주가는 24일 하루 만에 21.92% 올랐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캔어코드제뉴이티(목표주가 278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276달러)는 목표가를 현재 주가보다 상향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230달러에서 250달러로, JP모건은 130달러에서 135달러로 목표가를 올렸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추정치를 고수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수혜가 있겠지만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로보택시 운영 승인이 계속 보류되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단기 주가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테슬라는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전개하는 사업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