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희망퇴직, 이번엔 근속 15년부터"…iM증권, 조직 줄여 PF부실 대응

10개월 만에 두번째 인력 감축…'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 개편
'PF부실' 충당금 적립에 상반기 적자행진…점포 통폐합도 진행

iM증권 전경(iM증권 제공) ⓒ News1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김근욱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시름했던 iM증권(구 하이투자증권)이 올해 들어 두 번째 인력 감축에 나섰다. 희망퇴직 대상 범위도 직전보다 확대하면서 인력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점포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 조직 효율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증권은 이번 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직전에서는 만 55세 이상, 근속 연수 20년 이상 또는 부장에 해당하는 고연령·고직급 직원들이 대상이었지만, 올해는 '근속연수 15년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만 55세 이상이면 월봉에 잔여 근무 개월 수의 70%를 곱해 희망퇴직금을 지급한다. 근속연수 20년인 직원은 잔여 근무 기간의 60%를 인정하고, 근속연수 15년은 55%를 인정하는 등 근속 기간별 비율을 적용해 희망퇴직 액수를 산정한다.

iM증권은 하이투자증권 시절인 지난 1월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활황기 PF 사업을 활발하게 주관해 왔는데, 시장 침체로 투자금 회수가 차질을 빚으며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지난 5월부터는 사장 이하 임원, 부서장 등이 급여 5%를 반납하며 고통 분담에 나서기도 했다.

iM증권은 희망퇴직 사유로 '역피라미드형' 인력 구조 개선을 꼽았다. 실무자보다 직급이 높은 고연령·고연봉자가 많은 인력 구조를 개편할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회사는 향후 우수 인재를 채용해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선순환 인력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임금피크제가 없어 정기적 희망퇴직이 필요하단 점도 부연했다.

연초 인력 감원에도 위기 상황이 이어지자 회사는 허리띠를 다시 한번 졸라맸다. iM증권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123억 원, 814억 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352억 원, 당기순이익 291억 원)와 달리 모두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에만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만 1874억 원을 쌓으며 적자 행진이 계속됐다.

iM증권 관계자는 "전례 없는 위기에 고통 분담을 하고 있으나 실적이 저하되는 상황에서 자구 노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인원 감축에 점포 통폐합도 진행한다. 리테일을 전국 거점별 메가 점포 모델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부산에는 iM증권의 WM센터가 2곳, 지점이 2곳으로 총 4개 점포가 있는데 이를 대형 점포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쟁사 대비 낮은 생산성과 영업 체력의 열위를 극복하고 기반사업 성장, 팀 빌딩,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추진한다.

iM증권이 증권업계 하반기 구조조정 신호탄을 쏘아 올린 가운데 여타 중소 증권사에도 칼바람이 불지 관심이 모인다. 부동산 PF 여파를 정통 기업금융(IB), 리테일 등 다른 사업으로 극복한 대형사들과 달리,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중장기적 사업 기반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형사들은 부동산 PF 부담에서 벗어나 하반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중소형사는 부진한 성적표를 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재성 나이스(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20년 이후 늦게까지 고위험 익스포저 중심으로 부동산 PF를 확대한 중소형사의 충격이 크다"며 "중소형사는 2022년 전체 수수료 수익 중 45% 내외를 차지했던 부동산금융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25% 내외로 급감했고, 이에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1분기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