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편입·반도체 훈풍'에도 SK하이닉스 떠난 개미들…美반도체주 샀다

SK하닉 17% 급등에도 개미들 8707억원 팔아…순매도 1위
미국 주식선 반도체ETF·엔비디아 사들여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4.7.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마이크론이 깜짝실적을 내면서 '인공지능(AI) 고점론' 우려가 잦아들고 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000660)를 외면하고 있다.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들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급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반도체주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27일 개인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총 870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8만 3800원까지 17% 올랐으나 개인들은 3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9681억 원을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거래소가 24일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도 '특례 편입' 됐음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을 기회로 차익 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선정 중 수익성 부문(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닌 종목)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지수 영향도 등을 고려해 포함됐다. 밸류업 지수에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특례편입된 종목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오른 건 마이크론이 4분기(6~8월) '깜짝실적'을 발표하며 반도체 업황의 우려를 불식시킨 데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대 용량인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마이크론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77억 5000만 달러(약 10조 2998억 원)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 또한 1.18달러로 예상치(1.11달러)를 상회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반도체주 관련 종목은 사들이며 기대감을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6일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로, 9158만 달러(1202억 원)이었다. 2위는 엔비디아(8494만 달러, 1116억 원)이었다.

전날엔 같은 지수의 3배를 거꾸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세미콘덕터 베어 3X ETF(6558만 달러)'를 2번째로 많이 사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1위는 테슬라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예정돼 있다며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투자 및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장 속도 둔화를 고려해도 내년 실적 개선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평균판매단가(ASP)에 있어 차별화돼있고 이러한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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