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한 돈에 45만원"…금리인하 기대에 '골드러시'[추석 후 증시]⑨

금값 연초 이후 26% 상승…글로벌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선호
美 금리 인하+지정학적 리스크+중앙은행 매입에 추가 상승 기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시민이 골드바 홍보물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순금 한 돈(3.75g)은 어느새 45만 원까지 올랐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 침체 우려에 안전자산인 금(Gold)으로 투자자금이 쏠린 영향이다. 미국 금리 인하까지 예고돼 있어 당분간 금 가격의 오름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현물지수는 연초 이후 27.0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01%)을 압도하는 수치다.

KRX금시장에서 금 1kg 현물의 1g당 가격도 10만 9750원으로, 연초(8만 6940원) 이후 26.2% 상승했다. 지난날에는 장중 11만 136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덕분에 한투 레버리지 금 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6.34%에 달한다.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ETN도 45.37%를 기록 중이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역시 35.18%나 된다.

금값의 고공 행진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린 탓이다.

특히 오는 1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됐다. 금 가격의 주된 변동 요인 중 하나는 미국 금리다.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 금은 금리 인하 시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이 대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 회피)하는 자산으로 수요가 확대돼 당분간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 역시 금값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FOMC는 9월을 시작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계획이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125bp(1bp=0.01%포인트)나 100bp 내릴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9월 FOMC에서 빅컷(50bp)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글로벌 통화정책상 완화 전망이 유지되는 한 귀금속, 특히 금(Gold) 투자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경기 역시 고용 시장에서 냉각 신호가 점점 뚜렷해지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시장은 연착륙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우려만으로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침체가 나타나든, 나타나지 않든 침체 우려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이어지며 금값 상승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11월 미국 대선 이후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재정 적자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위험 회피 자산으로서의 금 투자 매력을 높인다.

이외에 4분기 금 소매 강국인 인도의 결혼식 시즌이 도래하면서 전통적으로 금 수요가 높아지는 점과 글로벌 중앙은행 등이 금 보유량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금값에 영향을 미친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2022년 서방국에 의한 러시아 외화 자산 동결 이후 금 보유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하반기 금 가격의 추가 인상을 전망하며 투자자들에게 헤지 수단으로 포트폴리오에 금 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했다. UBS는 보고서를 통해 금 가격이 하반기 온스당 26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옥지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금의 상승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며 "2025년 1분기 평균 금 가격은 2850달러로 전고점을 경신한 이후, 2분기와 3분기 각각 2800달러와 27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