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회장 "韓 시장, 한투의 미래 아냐…해외서 돈벌겠다"

"노동력 줄고 돈은 느는 한국, 돈에 일 시킬 때…돈값 비싼 미국으로"
고려대 강연서 부동산 등 전영역 글로벌화 강조…"함께 도전할 인재 원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진행된 최고경영자(CEO) 취업 설명회에서 학생들 질문을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제공).jpg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한국의 노동력은 줄고 있지만, 돈은 늘고 있습니다. 돈에게 일을 시켜야할 때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돈값이 점점 더 싸집니다. 더 비싼 곳, 미국으로 가야 합니다."

김남구 한국금융투자지주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설명회에서 해외 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 주식시장 전망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한국 주식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5년, 10년, 20년 후를 보고 회사가 힘을 쏟고 미래를 맡길 만한 영역일까 생각해 보면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좀 더 높은 리턴을 고객에게 주는 것이고, 해외 시장으로 서비스를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와 관련해서는 "회사 운명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도 많이 터졌다"고 회상했다.

다만 "부동산은 사람에게 필수적인 의식주 중 하나고, 전체 가계 자산 중 비중이 크다"며 "데이터센터, 인프라, 주택 등 부동산 PF 쪽은 계속해서 좋은 일감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PF 관련 해외 진출 기회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가 모델로 하는 회사 중 하나가 호주 맥쿼리"라며 "인프라에 강점을 가진 맥쿼리처럼, 강점을 갖고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브로커리지, 채권, 기업투자 등 금융업 전반의 글로벌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의 꿈을 함께할 사람을 원한다"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우리가 진출한 모든 국가에서 우리의 고객과 이들이 속한 사회가 풍요롭게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각오해야 한다"며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한투는 여러분의 최고의 무대가 될 테지만 반대는 최악의 직장이 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리곤 "그래도 함께 도전했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김 회장은 설명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실 검토도 하지 않았다"며 "시장에 영향도 있고, 카카오쪽 의사를 파악한 다음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 참여에 대해서는 "정부 안이 구체화되면 맞춰 준비하려고 한다"며 "아직 특정되지 않은 것 같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오너 경영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매년 대학 캠퍼스를 직접 방문해 인재 발굴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앞서 한양대를 방문한 김성환 대표이사와 서울대(26일), 연세대(24일)를 각각 찾을 계획이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