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대 컸나" 엔비디아 실망감에…동학개미도, 서학개미도 '울상'
엔비디아, 시장 기대치 웃돌았지만 아쉬워…서학개미 '당혹'
'국민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하락…성장성 우려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전 세계 인공지능(AI) 대표 주자인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성적을 내면서 서학개미도, 동학개미도 울상이다.
서학개미와 동학개미 모두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종목이 반도체주(株)이기 때문이다. 주가에 제동이 걸리면서 손절을 고민해야 할 처지다.
지난 29일 SK하이닉스(000660)는 전일 대비 5.35% 하락한 16만 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6만 72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엔비디아의 AI 칩 수요 전망치가 SK하이닉스 HBM 매출과 직결될 정도다.
마찬가지로 HBM 제조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042700) 역시 9.45% 급락했다. 삼성전자(005930)(-3.14%)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번 주가 급락은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충격이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정규장 이후 실적보고서를 공개했는데,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높아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는 데에 실패했다.
3분기 매출 전망도 약 325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인 319억 달러보다 높았지만 최고 낙관적 전망치인 379억 달러에는 못 미쳤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공개한 3분기 매출 전망은 최상단 예상치에 못 미쳤고 폭발적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반도체주는 개인이 많이 투자해 국민주로 불렸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소액주주가 424만 7611명에 달한다. SK하이닉스도 소액주주가 56만 1747명이다. 반도체주 하락에 동학개미들이 민감한 이유다.
서학개미 역시 엔비디아 주가에 눈을 떼기 어렵다. 엔비디아는 지난 27일 기준 서학개미가 128억 8649만 달러(약 17조 2357억 원)를 보유해 가장 많이 산 1위 종목이다. 올해에만 10억 6522만 달러(1조 4247억 원)를 사들였다.
엔비디아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2.1% 하락한 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도 6.89% 떨어졌다. 최근 달러화 하락까지 고려하면 서학개미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실적 추세와 AI 사이클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AI 산업에 대한 톤이 여전히 견조하다"며 "생성형 AI의 최신 모델은 상당한 규모로 성장 중이며, 차세대 모델 성장 필요한 연산량은 기하적으로 증가해 더 많은 컴퓨팅 수요가 유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서프라이즈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면서도 "AI가 피크아웃은커녕 확장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조정이 관련주들의 단기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계기는 될지언정, 펀더멘털(주문과 이익 전망)에 끼칠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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