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0% 회복할 때 '한국·대만' 3% 찔끔…'반도체 중심' 증시 커플링

美 침체 우려 완화돼도 'AI 거품론' 계속…반도체 비중 높아 타격
韓 증시 회복 탄력성 더 부족…삼전 10% 내리고 1.5% 회복 그쳐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증시 폭락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일본·대만. 6일 들어 패닉셀 국면은 벗어났으나 회복 강도는 큰 차이가 났다. 일본 증시는 단번에 10% 넘게 회복했지만 한국과 대만은 3%대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과 대만 증시의 '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반도체'에 치우친 경제 구조가 지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니케이 225는 전일 대비 3217.04(10.23%) 오른 34675.46에 장을 마쳤다. 지난 5일 12.40%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한 셈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한국과 대만은 절반도 회복하지 못했다. 코스피는 8.77% 내렸으나 3.30%만 올랐다. 대만 가권은 지난 5일 8.35% 급락했으나 3.38% 상승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과 대만의 경제 구조가 '반도체 중심'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S증권 투자전략팀은 "일본은 엔화 급등, 통화 정책 강화, 미국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로 투자자 신뢰가 무너지며 급락했다"며 "한국 코스피는 기술 중심 시장으로부터의 전환이 심화되면서, 대만 역시 TSMC 폭락을 계기로 최악의 매도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대만은 대표적인 반도체 중심 증시다. 코스피 시총의 3분의 1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고, 대만 가권지수 또한 TSMC 비중이 30%를 넘는다.

지난달부터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주) 어닝 쇼크가 시작되며 월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가열된 바 있다. AI 열풍을 이끄는 구글·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미국 대형 기술주 7개사(매그니피센트7·M7)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뉴욕 증시 하락에 불을 붙였다.

여기에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린 엔 캐리 청산 리스크,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엔 캐리 청산 리스크,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며 최근 2거래일 간 급락세가 이어졌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4로 전월보다 2.6p 상승했다고 발표,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됐으나 여전히 AI 거품론은 이어지고 있다.

대만보다 국내 반도체주 회복 탄력성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다. TSMC는 지난 5일 9.75% 하락한 뒤 하루 만에 7.98% 반등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0.30% 하락한 뒤 1.54% 회복에 그쳤다. SK하이닉스는 9.87% 내린 뒤 4.8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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