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끌어올린 코스피' 외인 팔자 속수무책…오늘 밤 美 지표 '촉각'
외국인 1.5조 순매도…日 닛케이·美나스닥 선물 폭락 여파도
증권가 "추가 악재 없는데 하락률은 경제위기급…공백의 두려움"
- 김정현 기자,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강수련 기자 = 코스피가 5일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11% 하락 마감했다.
경기침체 우려에 장중 미국 나스닥 선물 지수가 급락했고, 일본 증시도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국내증시 낙폭을 키웠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밤 발표 예정인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지수 결과에 따라 반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종가와 비교해 234.64포인트(p)(8.77%) 하락한 2441.55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락 폭(234.64p)으로 따지면 장중, 종가 모두 포함해 역대 최대다.
코스닥도 전날 대비 88.05p(11.30%) 하락한 691.28에 장을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쇼크 이후 동반 서킷 브레이커(CB) 1단계가 발동했다.
이에 코스피는 장중 한때 전일 대비 10.8% 급락하며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도 672.57까지 후퇴했다.
◇'R의 공포'에 외인 이탈, 韓 증시 폭락으로…美·日 증시 여파도 낙폭 키워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경기침체(Recession) 공포'에 따른 외국인 이탈을 지목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30조 원 가량 매수했는데, 지난 7월초부터 매도량은 3조~4조원 수준이었다"며 "워낙 외국인 매수세가 강했던 와중에, 지난주부터 매도세가 두드러지며 한꺼번에 반응이 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일본 증시의 급락도 한국 증시로 전이되면서 영향이 있는 것 같다"라며 "특히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처럼 반도체에 쏠려있던 포트폴리오의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은 하루 만에 1조 5246억 원을 순매도 하며 국내 증시하락을 주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박 속에 미국 경기침체 공포심리는 엔화 강세를 더욱 자극하고 글로벌 유동성 위축이 증폭되는 양상"이라며 "경기침체 공포만으로도 경기침체가 현실화됐던 수준까지 리스크, 변동성 지표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날 장중 일본 닛케이 지수·나스닥 선물 지수의 급락도 국내 증시 폭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12.4% 하락한 3만 1458.4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87년 10월 20일(14.9%)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국 나스닥 100 선물 지수도 오후 2시 6분 기준 전일 대비 692.75(3.73%) 하락하며 국내 증시 낙폭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나스닥 100 선물 지수는 낙폭을 키우며 오후 4시21분 기준 884.25(4.77%) 하락한 17672.0에 거래되고 있다.
◇오늘 밤 발표 美 ISM서비스업 PMI, 반등의 실마리될 수 있을까
증권가에서는 이날 발표를 앞둔(한국시간 5일 오후 9시30분) 7월 미국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1일 발표된 7월 ISM 제조업 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며 경기침체 우려를 촉발한 만큼, 7월 ISM서비스업 PMI도 경기침체 여부 판단의 지표가 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이슈는 과도한 반응으로 추정한다"며 "고용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은 아직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채용공고가 818만 개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며, 고용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듯 미국 고용 인구는 1억 6840만 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며 "연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188만 건을 기록하고 있어 1.1%만이 실업수당을 받고 있으며, 급여 노동자도 1억 5870만 명을 기록하고 있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하락률로 보면 금융위기, 닷컴버블, 코로나19 때 급을 기록하고 있는데, 새롭게 추가된 악재는 없어보인다"며 "잭슨홀 미팅, 엔비디아 실적 등 오는 8월 말까지 분위기를 반전시킬 대형 이벤트가 부재하다는 점이 '공백의 두려움'을 시장에 주입시키고 있는듯 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공백의 시기에 돌입했다지만, 지금은 지표 자체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예정된 ISM 서비스업 PMI 등 중간급 이벤트를 통해서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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