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훈풍에 건설주 '꿈틀'…트럼프 승기 잡자 해외수주 '기대'

KRX 건설지수 1·2분기 하락 딛고 7월 상승세…6.04% 올라
4대 대형사 주가 반등…"업황 전환 시그널 있으나, 낙관 일러"

인천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2023.12.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주택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자 건설주가 꿈틀대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본격화되면서 바닥을 기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흐름이 본격적인 업황 개선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 지수는 이달(19일 기준) 6.04% 상승, 전체 지수 중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을 기록했다. 부진했던 KRX 건설 지수는 올해 1분기(-3.14%), 2분기(-2.83%) 등 낙폭을 줄이며 반등 시기를 노려왔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봐도 주가 상승세가 뚜렷했다. 특히 국내 주택 건설 사업을 주도하는 4대 대형주가 모두 올랐다. GS건설은 2870원(19.10%) 상승한 1만 7900원에 장을 마쳤다. HDC현대산업개발(14.01%), 대우건설 (10.75%), 현대건설(1.72%) 등이 모두 상승세를 탔다.

이외에도 계룡건설(10.25%), KCC건설(6.71%), 동부건설(3.13%) 등 중소형사들 주가도 올랐다.

건설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저조한 흐름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투자 심리가 악화한 탓이다. 부진한 분양 실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 인한 신용등급 하락으로 업계 전반이 시름했다. 중소 건설사 도산도 이어졌다.

하지만 금리 인하 기대감에 건설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서울 주요 아파트 가격이 뚜렷한 상승세를 타면서 건설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은 연일 9월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최근 연방 의회 반기 청문회에서 미국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은행도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겠다'는 문구를 추가하면서 금리인하 '깜빡이'를 켰다.

이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 가격은 전달보다 0.38% 상승해 2021년 11월(0.55%)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주택 매매 가격도 2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여기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며 동반 수혜를 입을 수 있단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식을 주장해왔다. 재건 사업에서 국내 건설 기업이 참여할 기회가 있으리라는 기대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보이고 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 주택시장 회복, 우크라이나 종전 후 재건 수요 가능성 확대로 인한 해외 수주 모멘텀 상승과 같이 업황 전환 시그널이 선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가 반등을 전반적인 업황 반등의 신호로 보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분양과 착공물량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하기는 했지만 2021년 호황기 당시만큼의 공격적인 분양 및 착공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부동산 PF 시장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해 주요 브리지론 현장의 본PF 전환이나 자체사업 등 신규 개발 사업을 확대하기에도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