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고의 분식' 여부, 이르면 8월 말 결론…제재 논의 시작
17일 회의서 증선위원 제재 심의 시작…'고의성' 여부 쟁점
플랫폼 기업 회계 방향성 정하는 '선례'…추석 전 결론 방침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카카오모빌리티(카모)의 '매출 부풀리기' 혐의에 대한 최종 제재가 이르면 8월 말 확정된다. 금융당국은 앞선 회의에서 금융감독원과 카모 입장을 충분히 청취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고의성 여부를 신중하게 따질 방침이다.
17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위반 안건을 논의한다.
이 안건은 지난 4월 초 금융위 산하 감리위원회에 처음 상정된 뒤 지난달 증선위에 부의됐다. 지난 2일까지 두차례 회의가 있었으나, 그동안은 양측과 감사위원장의 입장을 듣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는 자리였다.
증선위원들의 제재 수위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카모의 플랫폼 기반 가맹 택시 서비스는 국내 최초라 관련 선례가 없기에 심의 한 번으로 제재 결론을 내긴 어렵다는 것이 당국 안팎의 판단이다.
증선위 회의는 약 한 달간의 여름휴가 휴지기를 거쳐 8월 28일 재개된다. 이에 8월 말이나 바로 다음 회의인 9월 10일 결론이 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선위는 아무리 늦어도 추석 전에는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카모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몸값을 올리기 위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가맹택시 사업 매출을 고의로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카모는 가맹계약 택시법인으로부터 운임 20%(배차 플랫폼 제공 등)를 받고, 차량 운행 데이터 제공과 마케팅 참여 조건으로 제휴계약 법인에 운임 15~17%를 돌려줬다. 실질 수수료는 3~5% 수준이다.
금감원은 순액법을 적용해 운임의 3~5%만 매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카모는 총액법으로 운임의 20%를 매출로 계상했다. 현재 카모는 금감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제무재표를 순액법으로 고친 상태다. 회계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데는 동의한 셈이지만, 고의적 회계 분식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증선위원들도 고의성 판단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이 선례가 돼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타 사안보다 더욱 집중적이고 신중한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의 결과 고의성이 인정되면 금감원 원안대로 류긍선 대표이사와 이창민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해임·직무정지 권고가 내려질 수 있다. 과징금 액수도 일반 과실에 비해 크게 높아지고, 형사 고발도 가능해져 IPO를 앞둔 카모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었다는 결론이 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감원이 고의적 회계 위반으로 조치했던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서는 지난 2월 증선위에서 '과실'이라는 판단이 났다. 과거 금융당국이 고의 분식회계라고 판단하고 검찰 고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은 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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