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피의자 소환'에도 주가 '선방'…카카오 목표가는 '줄하향'

창업주 소환에도 카카오·자회사 주가 상승마감
"카카오 사법리스크 이미 주가 반영…빠른 결론은 불확실성 해소"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검찰이 9일 에스엠(041510)(SM엔터)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035720)의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소환해 조사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에도 이날 카카오 그룹주 주가는 선방했다.

그러나 카카오의 주가 전망에는 먹구름이 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부진한 실적과 신성장 전략 부재를 지적하며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18일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그룹 본사 모습.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날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서울 성동구 에스엠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 특사경은 같은 혐의로 카카오 본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2023.4.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김범수 첫 소환 조사에도 주가 '무덤덤'…카카오 그룹주 동반 상승마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카카오는 전일 대비 50원(0.12%) 오른 4만 2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SM엔터 주가 조작 사건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352820)의 공개매수 방해를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 위로 올리기 위해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부터 시작해 이를 승인하거나 지시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의 첫 소환 조사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뿐 아니라 카카오그룹주 전반의 주가는 상승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는 전일 대비 50원(0.12%) 오른 4만 245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게임즈(293490) 1.04%, 카카오뱅크(323410) 0.23%, 카카오페이(377300) 3.49% 등도 상승 마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 사법리스크는 대부분의 시나리오가 제시가 돼 주가에 반영이 끝난 상태"라며 "어떤 결론이든 수사가 빨리 마무리되는 것이 카카오 입장에서는 불확실성 해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News1 DB

◇증권가는 목표가 연달아 하향…"콘텐츠 자회사 부진·새로운 성장 안보여"

다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주가 전망을 그리 밝지 않게 보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10개 증권사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카카오의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전망치인 1447억 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본체 사업은 여전히 꾸준한 편이나, 콘텐츠 중심의 자회사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또 카카오에 기대하던 새로운 성장과 사업 확대가 아직은 가시권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매출에서 SM엔터 연결 편입 효과가 사라지고, 웹툰 시장 경쟁 심화(카카오스토리), 게임 신작 부재(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자회사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쟁사 웹툰 엔터 상장에 따른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전망을 하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 매출 성장률은 유의미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과거 카카오의 매출 성장 및 주가 상승을 견인하던 핀테크, 모빌리티, 웹툰 등의 사업부가 모두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터넷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 회복 여부에 쏠려 있는 만큼 비광고 사업부들의 매출 성장률 하락과 수익성 개선 지연은 주가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