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페이스, 상장 첫날 -20%…기술특례 상장 '옥석가리기' 신호탄

[기술특례상장, 이대로?]②이노스페이스, 공모가보다 '뚝'
"공모주 시장 안정화…이노스페이스 통해 투자 신중해져"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따따블'(상장일 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을 기록한 종목이 여럿 등장했던 상반기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462350) 주가가 상장 첫날 20% 넘게 급락하면서다. 공모주 시장이 안정화되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상장 첫날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기술특례 상장기업에 투자하기 전 기업을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 2일 공모가(4만 3300원) 대비 8850원(20.44%) 내린 3만 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노스페이스는 위성 소형발사체 제조 업체다.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상장 둘째 날에도 9.58% 하락률을 보이면서 2거래일 만에 공모가 대비 28.06% 빠졌다. 이후 추가 조정을 거치면서 지난 5일 기준 종가는 2만 9900원을 기록, 3만 원선마저 무너졌다.

올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 가운데 상장 첫날 두 자릿수 하락 폭을 기록한 종목은 이노스페이스가 처음이다. 올해 초 우진엔텍(457550), 현대힘스(460930) 등이 상장 첫날 상승 최대치인 300% 상승률을 기록하고 노브랜드(145170), 아이엠비디엑스(461030), 케이엔알시스템(199430), 케이웨더(068100), 스튜디오삼익(415380) 등이 거뜬히 100% 넘게 뛰었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국내는 기업공개(IPO) 과열이 사그라지고 있는데 문제는 상장 당일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이 나왔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이노스페이스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상장기념패 전달 후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이사,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2024.7.2/뉴스1

이노스페이스가 당장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유건 KB증권 연구원은 "개별적인 악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선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 (시장에서) 비싸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일정한 기술력과 성장성만 확보한다면 최소 재무 요건(자기자본 10억 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 90억 원 이상)을 갖춘 기업은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활용해 상장할 수 있다. 이노스페이스가 적자 기업임에도 상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노스페이스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2억 원, 영업손실 159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노스페이스 측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아직 주 사업영역인 발사체 제조 및 발사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상업화하기 이전으로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 않아 지속적인 적자를 시현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서재호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은 "현시점에는 매출액이 2억원 수준으로 매우 낮으며 향후 개발되는 과정에서 지연 리스크·오류 발생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해당 리스크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노스페이스 로고(이노스페이스 제공)

과열됐던 공모주 시장이 점차 안정화되고 이노스페이스처럼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는 종목까지 등장하면서 '묻지마 투자' 분위기는 사라졌다. 공모주에 투자한다고 해서 수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노스페이스 사례를 통해 (공모주 청약 전)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데 미래 성장성만 보고 상장한 기업이 기술특례 상장기업"이라면서 "(회사가 가진 기술을) 알지도 못하는데 상장 첫날 주가가 오른다고 따라가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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