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밑 지하실" 네이버에 개미 1.7조 베팅했는데…시총 8조 증발
네이버 올해 21% 하락…시총 8조원 감소
증권가 "우려 과도" vs "불확실성 크다"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네이버(035420)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집중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라인야후 사태'로 투심이 얼어붙었다. 증권가에선 우려 섞인 시선과 낙관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월 2일부터 이달 5일까지 네이버 주식을 1조7681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규모로 보면 압도적 1위다.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 다음으로 삼성SDI(1조1312억원)를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에도 네이버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20.94% 하락했다. 코스피가 1.55%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네이버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달 31일에는 17만원까지 밀리면서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지난 1월16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23만5500원)와 비교하면 약 4개월새 27.81%가 빠진 셈이다.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올초 네이버의 시총은 36조9480억원이었는데, 전날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총은 28조8600억원이다. 6개월간 8조879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이는 대한항공(8조272억원) 시초에 맞먹는 규모다.
네이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투자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올해 들어 네이버를 각각 1조344억원, 9278억원 팔았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약 열흘간 내리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홀로 받아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네이버는 라인야후 사태로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일본 소프트뱅크에 넘길 경우 기업 가치 훼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라인은 일본 외에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1억 명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네이버의 해외 사업과도 연결고리가 있다.
증권가에선 현재 네이버의 라인야후 사태를 둘러싼 우려가 과도하다는 평가와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또 네이버웹툰 상장이 네이버 주가 리레이팅의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한편,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끌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최근 도입한 홈피드와 클립 성과로 광고 성장률 반등이 나타나고 있고, 치지직 등 영상 플랫폼 성과와 AI 솔루션 판매가 가시화되는 등 본업의 성장성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7월 중으로 라인야후 사태가 일단락될 경우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 하락 기간 매수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웹툰 엔터테인먼트 상장 이벤트가 네이버 실적 및 주가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상장 이후 단기간에 콘텐츠 매출 성장률 반등을 성공시키기는 어려워 보이며, 라인 야후 관련 불확실성과, 중국 커머스 산업의 위협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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