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주, '세기의 이혼' 후폭풍?…SK 오르고 SK하이닉스 내리고

SK, 경영권 프리미엄 이슈에 연일 상승…계열사 주가 방향 제각각
"그룹주 상승과 이번 이슈 직결 안 돼"…무분별한 투자 주의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혼 소송 2심을 맡은 서울고법이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위자료 액수도 1심 1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사진은 지난 4월 16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뉴스1DB) 2024.5.30/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 항소심 결과가 나온 가운데 SK 그룹주가 들썩이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재산 분할 금액에 경영권 프리미엄 영향을 받은 SK 주가는 이틀 연속 상승한 반면, SK 그룹주 중 가장 주목받는 SK하이닉스 주가는 하락 중이다.

투자자들은 SK 그룹주도 이혼 영향을 받을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증권가는 SK가 아닌 그룹주 주가와 이번 이슈를 직결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31일 오후 1시 45분 SK는 전일 대비 5900(3.73%) 오른 16만 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16만 9500원까지 오르며 7.21%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 이혼 소송 항소심 결과가 나온 뒤 9%대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SK하이닉스(000660)는 전일 대비 6600원(3.37%) 내린 18만 9100원에 거래되며 SK그룹주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지분을 20% 가진 최대주주 SK스퀘어도 3.90%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SK(034730)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회장이 1조 4000억 원 규모의 재산 분할 금액·위자료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여타 그룹주들은 이번 이슈와 연관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SK스퀘어와 함께 SK의 주요 자회사로 꼽히는 SK텔레콤(-0.39%), SK이노베이션(-1.57%), SKC(3.18%), SK네트웍스(001740)(2.65%) 등은 각기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 주가는 경영권 프리미엄 이슈가 영향을 미쳐 상승한 것이라고 보지만,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은 전날 엔비디아 하락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고 그간 많이 올라 차익 매물이 출회된 것이라고 본다"며 "그룹주가 모회사 주가 상승의 동반 수혜를 받으리란 기대감이 있을 순 있지만, 기대감 외에 실제 연관 고리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이슈를 그룹주 호재로 연결시켜 섣부르게 투자에 나서지 말 것을 권했다. 이승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가 올라 모회사가 오르는 것은 합당하지만, 모회사가 오른다고 자회사가 오르지는 않는다"며 "그룹주 주가 변동은 이번 이슈와 전혀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를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수직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SK㈜는 SK텔레콤(017670)(30.57%), SK이노베이션(096770)(36.22%), SK스퀘어(402340)(30.55%), SKC(011790)(40.6%)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73%(1297만 5472주)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