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두달반만에 7만3000원선…개미 '줍줍' vs 외인 '팔자'
삼성전자 이틀새 5.28% 하락…외국인 9235억원 순매도
증권가 "올해 영업이익 큰 폭 개선 전망…실적 개선 모멘텀↑"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업황 위기론에 더해 창사 이래 첫 노조 파업이란 암초를 만나면서 주가도 미끄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틀내리 급락세를 나태내면서 약 두달반만에 종가 기준 7만4000원선을 하회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중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1700원(2.26%) 하락한 7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7만4000원을 하회한 건 지난 3월19일 이후 72일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9일에도 3% 급락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9일에는 상승 출발했으나 하락 전환한 뒤 장중 최저가로 장을 마치기도 했다.
외국인이 물량을 대거 내놓으면서 삼성전자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9일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 9235억원을 팔았다. 여기에 기관도 '팔자'에 동참하면서 주가는 더욱 휘청였다. 기관도 같은 기간 123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9742억원을 샀다. 약 두달 반만에 7만3000원 수준으로 내려 앉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떨어진 배경에는 사상 첫 노조 파업이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공식화했다. 노조 파업은 삼성전자 창사 55년 만에 처음이다.
전삼노는 "사측이 교섭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아 즉각 파업에 임한다"며 "모든 책임은 노조를 무시하는 사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 후 전삼노의 첫 행보는 연가 투쟁이다. 전삼노는 "1호 파업 지침으로 조합원들에게 오는 6월 7일 단체 연차 사용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파업도 암시했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아직은 소극적인 파업으로 볼 수 있지만 단계를 밟을 것"이라며 "총파업까지도 갈 수 있다"고 했다.
전삼노가 대대적 파업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의 극심한 피해가 점쳐진다. 전삼노 조합원은 약 2만 8400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22% 수준이다. 특히 전삼노 조합원의 대부분이 반도체 담당인 만큼 DS 부문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초비상 경영 중인 삼성전자에 '노조 리스크'까지 터지면서 겹악재를 만난 모습이다. 최근 반도체 위기론이 커지면서 삼성전자는 정기 인사철이 아닌데도 반도체 부문 수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납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루머성 보도 역시 투심을 악화시켰다. 이에 삼성전자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즉각 반박한 바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삼성전자에 낙관적 전망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영업이익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2024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또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비중 증가로 D램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생산 능력 확대로 2024년 물량도 크게 증가하고, HBM3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서 실적 개선 모멘텀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1derlan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