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의 ETF 실험…"커버드콜 3종, 투자자 이해 돕는다"

이경준 전략ETF운용 본부장 "차등 배당…비교해보고 투자해야"
"커버드콜, 옵션으로 배당만 높이면 주가 상승 효과 못 누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본부장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금융권의 불완전 판매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단골 이슈다. 2011년 저축은행 후순위채 사태, 2013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사태, 2018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그리고 2023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까지 잇달아 소비자를 울렸다.

그에 반해 상장지수펀드(ETF)는 주식시장에서 사고파는 만큼 불완전판매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하지만 투자자의 상품 이해도에는 항상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최근 자금이 몰리는 커버드콜 상품은 역사가 오래됐지만, 그만큼 논쟁과 투자자의 오해가 많은 전략이다. 기초자산인 주식을 매수하면서, 그 주식의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기법을 이해하는 투자자는 적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투자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콜옵션 매도에 차등을 둔 커버드콜 ETF 3종을 동시 출시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본부장은 11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커버드콜에 대해 투자자가 오해하는 것이 옵션 팔아서 현금흐름을 새롭게 창출하는 경험으로 생각하는데, 미래 수익률을 포기하고 현재로 가져오는 부분"이라며 "옵션에 따라 수익률과 분배금 차이가 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한 것이 커버드콜 3종 ETF"라고 소개했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를 팔면서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주가가 오르면 그 과실을 얻을 수 없다. 콜 옵션 매도로 미래의 가격 상승효과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은 가격 상승효과를 얻고, 투자자 이해를 돕기 위해 콜 옵션 매도에 차등을 줬다. 필요한 만큼만 매도해 옵션매도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타겟일드 전략'이다. 투자자들은 옵션 매도 비율에 따른 배당과 주가 상승률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상장한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 3종은 배당 수익이 다 다르다.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커버드콜 전략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주식에서만 나오는 배당금만 지급한다. 반면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와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는 콜 옵션 매도 비율을 조정해 연간 3%, 7%의 추가 분배금을 추구한다. 대신 3% ETF는 85%, 7% ETF는 60%의 주가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난달 말 기준 순운용자산(AUM)은 미국배당다우존스 7103억 원,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516억 원,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에 5087억 원을 기록 중이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본부장

이 본부장은 "기존 커버드콜의 단점이 옵션을 100% 매도하면 천장 막히는 점"이라며 "단점 해결을 위해 국내 최초로 타겟일드 방식을 적용해 배당받으면서 주가 상승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커버드콜 1.0을 넘어선 커버드콜 2.0 시대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의 타겟일드 방식은 미국 JEPI ETF에서 영감을 얻었다. JEPI는 지난해 30조 원이 몰린 ETF다. 40% 수준의 커버드콜 전략과 안정적인 주식바스켓운용으로 코로나 이후 늘어난 은퇴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손실이 났을 경우에 대해서는 "투자자는 손실 나면 못 견디고 팔지만, 옵션 매도를 통해 월 배당을 받으면 장기로 투자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커버드콜 상품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연금 수익자에게 커버드콜 ETF를 추천했다. 그는 "은퇴하시는 분들이 퇴직 후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며 "과거 주요 투자처인 빌라나 오피스텔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월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커버드콜 ETF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편차 있겠지만 정해진 배당금을 받으면 연금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며 "투자하는 기초자산도 안정적이고 엄선해서 투자해 적절한 배당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의 저(低) 보수 전략에 대해서는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일부는 낮은 보수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아이디어를 통해 수익률과 보수를 높인 상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ETF 시장의 운용 인력 쟁탈전에 대해서는 "17년째 ETF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데, 시장의 인력풀이 적다"며 "각 사가 신입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본부장은 "미래에셋의 투자 철학은 성장혁신과 연금 배분"이라며 "노후를 책임질 연금 상품을 내놓고, 미래 성장을 이어갈 혁신 기업 투자로 투자자들의 자산 증식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