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미워도 다시 한번"…2조 베팅 나선 개미[1Q 증시결산]⑤

개인 순매수 상위 7개 종목 중 5개 2차전지주
"2차전지 수요 부진…2분기에도 어려워"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올해 2차전지주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 가운데 개미(개인투자자)는 여전히 2차전지주를 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개미는 2차전지주에 2조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9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삼성SDI(006400)를 6778억 499만 원 순매수했다. 이로써 삼성SDI는 개인 순매수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는 삼성SDI 외에도 △엔켐(348370)(개인 순매수 상위 3위, 4293억 2648만 원) △LG화학(051910)(5위, 3492억 3440만 원) △POSCO홀딩스(005490)(6위, 3453억 9382만 원) △SK이노베이션(096770)(7위, 3410억 1547만 원) 등 2차전지주를 대거 사들였다.

대표 성장주 네이버(035420)(1위, 1조 5129억 2208만 원)와 대표 엔터주 JYP(035900)(4위, 3829억 1628만 원)를 제외하면 개인 순매수 상위 7개 종목이 모두 2차전지다. 2차전지 종목 순매수 규모를 합치면 총 2조 1438억 원이다.

개미의 기대와 달리 2차전지주 주가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소속 엔켐을 제외하고 주가가 모두 내림세다. 올해 들어 SK이노베이션(17.32%), 포스코홀딩스(15.52%), LG화학(12.02%) 삼성SDI(0.21%) 등이 내렸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44% 올랐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외국인투자자는 LG화학 물량을 가장 많이 던지면서 개인투자자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1분기 만에 외국인투자자는 LG화학을 1조 24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삼성SDI(외국인 순매도 2위, 8980억 2961만 원)와 POSCO홀딩스(4위, 4214억 6937만 원)도 이름을 올렸다. 세 종목 순매도 규모는 총 2조 3220억 원이다. 즉 외국인투자자가 던진 2차전지주 물량을 개인투자자가 고스란히 받아낸 셈이다.

전문가는 올해 2차전지주 주가가 부진했던 원인을 '수요 부진'에서 찾으면서 2분기에도 업황 개선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대비 1분기 주요 원재료 가격이 반등했지만 큰 폭의 수요 감소로 인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2차전지 섹터 실적은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외형 감소 및 어닝 쇼크(실적 부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반등으로 양극재 업체와 배터리 업체 수익성은 각각 3분기와 4분기에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나 이는 하반기 큰 폭의 출하량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수요 증가 없이 가격 상승만으로 업황 상승 추세가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반적인 업황 반등을 위해서는 수요 회복이 관건인데, 2차전지 업종은 당장 1분기 실적발표가 지나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doo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