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에 "자사주 소각하라"…목소리 높이는 행동주의펀드

"18% 자사주 소각해야…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우호적 환경 조성"
금호석유 사외이사에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추천

4일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발언하고 있다.2024.03.04/ⓒ 뉴스1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대규모 미소각 자사주가 금호석유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 본부장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IFC에서 금호석유화학(011780)(금호석유)에 대한 주주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주주총회 결의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금호석유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해야 한다"고 했다.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 524만 8834주 중 50%를 올해 말까지 소각하고 내년 말까지 나머지 50%를 소각하라는 주장이다.

김 본부장은 "금호석유는 장기간 보유해 온 발행주식 수가 18.4%나 된다"면서 "미소각 자사주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처분 또는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시장에서 주주환원으로 인정되지 않고 주가 저평가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호석유 주가는 3년간 고점 대비 약 58% 하락했고 총주주수익률(TSR)도 해외 동종업계와 국내 화학기업 대비 최하위권"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호석유는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주가 안정과 경영권 보호를 목적으로 330만 주를 매입했는데 2021년 박철완 전 상무와 박찬구 회장 간 경영권 분쟁 발생 전까지 20여년간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전무했다"며 "기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 것이 이전에 밝힌 것처럼 '경영권 보호' 목적인지 금호석유 이사회에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차파트너스는 현재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 본부장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왜 자사주 보유가 문제고 소각해야 하는지 과거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 같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차파트너스는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금호석유 감사위원회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김경호 후보자는 오는 3월 KB금융지주 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감사위원 선임 취지에 대해 일반주주의 권익을 대변할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해 경영진과 이사회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를 방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보통주 기준 금호석유 일반주주는 81%(10만명)에 달하는데 이사회 총 10석이 모두 박찬구 금호석유 회장 측 인사로 구성이 돼 있어 일반주주 권익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이사는 한명도 없다"며 "현재 이사회는 총수 일가에 대한 견제 기능과 독립성을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경호 후보는 KB금융지주 재임 시절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각종 언론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모범적인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금호석유의 평가 보상 문제점 등 개선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차파트너스는 이번 주주제안에 대해 "주가가 오르면 단기 처분하는 등의 목적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일회성 활동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본부장은 "차파트너스는 향후에도 장기투자자로서 금호석유의 지속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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