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에 뭉칫돈…"2천억 모집에 1.8조 몰렸다"
올해 회사채 시장, 순 발행액 10.1조…추가 발행도 지속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 찾아 개인 투자자 유입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신용등급 'AA급' 우량채부터 'BBB급' 비우량채까지 회사채 시장에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큰손' 기관들이 자금 집행에 나서고, 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개인투자자까지 몰렸다.
발행하는 족족 흥행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상환하고, 여유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발행액(20일 기준)은 21조2632억 원에 달한다. 상환액 11조1171억 원을 뺀 순 발행액도 10조14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조7272억 원)보다 1조원 이상 더 순발행이 늘었다.
발행된 회사채는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용등급 'AAA' KT(030200) 회사채는 모집금액 2000억 원의 9배에 달하는 약 1조81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신용등급 스플릿(신용평가사 간 등급 불일치)이 나타난 에코프로(086520)는 총 1200억 원 모집에 359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고, BBB+ 등급인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역시 500억 원 모집에 2480억 원의 수요가 확인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AA0)은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5조6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발행 금액을 8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역대 회사채 수요예측 최대 매수주문 기록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시작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노린 개인투자자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는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이 4%대 이상 수익이 가능하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콘텐트리중앙(036420)은 표면금리가 7%대였고, AJ네트웍스(095570)와 두산퓨얼셀(336260) 등은 5%대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긴장이 있었는데,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고 있고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회사채 시장을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이어 "4%대 이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회사채에 대한 개인투자자 수요도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회사채 시장이 흥행을 이어가면서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고, 여유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연말까지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는 70조9112억 원에 달한다.
대한항공(003490)은 총 2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 4000억 원까지 증액을 검토 중이다.
롯데손해보험(000400)도 8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수요예측에서 자금이 몰리면 1200억 원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기업들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상대적으로 발행이나 수요예측에 많이 나서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발행규모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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